Go to contents

정몽구회장 너털웃음이 잦아졌다

Posted October. 26, 2011 07:23,   

日本語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막혔던) 속이 뻥 뚫린 듯 편안하다라고 말했다.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네이선 딜 미국 조지아 주지사 환영만찬에서였다. 미국 조지아 주에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다. 평소 기자들과 얘기를 즐겨 하지 않는 정 회장이지만 이날은 기자들에게 먼저 다가와 물어볼 거 없냐고 말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요즘 정 회장의 얼굴이 부쩍 밝아진 데는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사업의 눈부신 성장을 발판으로 올해 상반기(16월) 상장 계열사 영업이익에서 9조1679억 원으로 부동의 1위였던 삼성그룹(8조1036억 원)을 앞질렀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을 경영할 때 삼성을 누르긴 했으나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이 상장계열사 기준이긴 하지만 삼성을 앞선 건 올해 상반기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건설과 녹십자생명을 인수하며 그룹 외연도 넓혀가고 있다. 2000년 계열분리 당시 자동차밖에 없었던 사업군은 자동차-건설-철강-금융으로 확장됐다. 왕회장(정주영)의 현대를 재현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빨라짐에 따라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왕자의 난 이후 굳어졌던 삼성=재계 1위의 공식을 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아버지의 방 입성, 영광도 재현

2000년 형제간 경영권 분쟁인 왕자의 난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 계열사 10개만 가지고 독립했다. 주위에선 사실상 쫓겨났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룹 주도권은 건설 전자 상선 금융 등 26개 계열사를 장악한 동생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에게 넘어갔다. 당시 재계에서는 왕 회장이 이뤘던 현대의 영광은 자동차밖에 없는 정몽구 회장 대신에 정몽헌 회장이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10년 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세계 5위권의 자동차 기업으로 키워냈다. 세계 자동차 기업 중 유일하게 완성차(현대차, 기아차)-부품(현대모비스)-철강(현대제철)이라는 수직 계열화까지 완성했다. 특히 철강 사업은 아버지가 생전에 간절히 원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사업이다.



한상준 김선우 alwaysj@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