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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사고 없다 입 열었지만 방사능 누출설 소문 여전 (일)

중사고 없다 입 열었지만 방사능 누출설 소문 여전 (일)

Posted August. 08, 201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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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있었더라도 우리는 알 수 없어요.

중국 핵잠수함의 방사성 물질 누출설의 진원지인 중국 다롄() 시는 겉보기에 평온했다. 뤼순() 항에서 만난 주민 장레이 씨는 담담했다. 누출설 자체를 처음 들었다고 했다. 잠수함이 정박해 있는 군항이 내려다보이는 바이위()산 전망대는 휴가를 즐기러 온 인파로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잠수함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느라 부산했다.

1주일 만에 간접 해명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자매지 환추()시보는 6일 핵잠수함 사고설과 관련한 자사의 확인 요청에 대해 국방부가 조사 결과 중국 해군 핵잠수함에서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사고설이 제기된 지 1주일 만에 당국이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 발표대로 방사성 누출설이 반()중국 매체가 퍼뜨린 오보에 불과했는지에 대해서는 다롄 현지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렸다. 공항에서 만난 현지 토박이 류모 씨는 다롄이 외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국제도시라는 점을 들어 정부 발표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 은행만 21개가 들어와 있고 일본인이 1만 명이나 상주한다며 이런 곳에서 핵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걸 덮는 게 가능하겠나라고 말했다. 개발 압력이 높은 다롄은 신흥 주거지가 이미 기존 군사시설 인근으로 확장돼 있어 사고가 나면 대규모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핵잠수함이 정박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샤오핑다오()의 해군기지는 정문 바로 앞까지 유럽풍의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정부가 철저히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교민은 지난달 하순에 시내에 공안이 쫙 깔리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적이 있었다며 알고 보니 터널이 무너져 랴오닝 성 서기가 출동한 때문이었다지만 언론에는 사고 소식이 한 줄도 안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보도 통제 관행을 감안하면 헛소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사성이 누출됐지만 비교적 소량이어서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차단된 정보

방사성 물질 누출설을 지난달 30일 첫 보도한 매체는 미국에 서버를 둔 보쉰()닷컴이다. 중국어 매체이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통제로 접속이 불가능하다. 중국 언론들도 보쉰 닷컴의 보도를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베이징()에서 놀러 왔다는 왕칭량 씨 역시 방사성 누출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그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원래 중국에선 모든 것을 다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접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현지의 한국 교민들은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인터넷과 위성방송으로 한국 보도를 접하고 있어서다. 한 기업 주재원은 여러 라인을 통해 그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롄은 중국이 추진하는 대양 해군 육성계획의 핵심 지역이다. 군항이 있는 뤼순 항에는 구축함과 잠수함이 상주해 있고, 바로 옆에는 정비창이 있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은 다롄 시 중심을 관통하는 둥콰이()로 바로 옆에 있는 초대형 조선소에서 마지막 진수 준비를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 항모의 모항이 다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고속철 사고에서도 드러났듯 기술은 첨단이지만 관리능력은 부실한 상황이다. 다롄의 군사적 중요성이 커질수록 예기치 않은 사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롄에서 서울까지는 직선거리로 500km에 불과하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