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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틀새 60조 사라졌다

Posted August. 04, 20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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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 징후로 국가신용등급의 강등 개연성이 높아지고 스페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유럽과 미국 증시에 이어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 미국 경기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국내 증시는 이틀간 약 5% 급락하면서 60조여 원의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3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들이 7868억 원을 순매도하는 매도공세를 펼치면서 전날보다 55.01포인트(2.59%) 급락한 2,066.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을 포함해 106.05포인트나 폭락했으며,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1조1600억여 원을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이틀 동안 59조6550억 원이 증발했는데, 이는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추정치와 맞먹는 규모다. 한국 증시 외에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2.11%, 대만 자취안지수가 1.4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03% 떨어지는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이에 앞서 2일(현지 시간) 마감한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19%, 나스닥종합지수가 2.75% 급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인 것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과 제조업지수가 크게 악화한 가운데 6월 소비지출이 0.2%로 약 2년 만에 처음 감소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 따른 것이다. 마틴 펠트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새로운 경기후퇴가 찾아올 확률은 50%라며 성장을 기대할 만한 요소가 전혀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더욱 강해졌다. 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 종가보다 22.80달러(1.4%) 급등한 온스(28.3g)당 1644.50달러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원화 가치는 하락) 전날보다 달러당 9.60원 오른 1060.40원에 마감했다. 미국이 경기침체의 우려가 있지만 그래도 안전한 건 달러라는 심리가 생기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하임숙 박현진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