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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내 비밀선교 거점 1220곳 (일)

Posted May. 20, 20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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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선교단체들이 북한 내부에 구축하고 있는 비밀거점이 평양을 비롯해 1220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대북 소식통 A 씨에 따르면 선교단체들은 그동안 북한-중국 국경지대의 중국 지역에서 이뤄지던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북한 전역의 약 20곳에 비밀거점을 마련해 선교사를 비밀리에 파견하고 있다. A 씨는 중국 국경에 가까운 북한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평양까지 진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비밀거점을 컴파운드(compound)라고 표현했다.

북한 선교단체 중 최대 규모로 알려진 모퉁이돌 선교회 유석렬 이사장은 비밀거점을 기지라고 표현했다. 이 관계자는 평양 해주 등 북한 전역의 12곳에 담당 선교사들을 임명하고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퉁이돌 선교회가 북한 내부에 파견하는 선교사들은 1015년 대북 선교에 투신해온 사람이다. 이들은 주로 미국, 유럽, 중남미 국가 등의 한국계 시민권자이며 대북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에 따르면 이들은 공장이나 농장을 운영하며 비밀거점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직원들에게 성경과 생필품을 나눠주거나 북한 내 지하교회 교인들에게 생활비를 주기도 한다. 북한 내에 짓는 건물을 통일 뒤에 교회로 쓸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적(한족 또는 조선족)의 선교사들은 북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며 선교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식당을 거점으로 교인을 모으고 교육하고 있다며 중국 국적인은 북한 사람들도 만만히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을 단속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활동은 북한 당국에 발각되고 억류될 정도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대북 선교활동을 하는 B 목사는 (선교 활동을 하다 선교사들이) 죽기도, 잡히기도 하지만 그런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선교사들의 활동이 매우 위험하고 어렵지만 북한 지하교회가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선교사들이 북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로 북-중 접경지대의 중국 지역에서 이뤄진 대북 지하선교 활동이 북한의 식량난이 완화되고 탈북자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최근 북한 내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에 대해 유 이사장은 북한 선교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퉁이돌 선교회에 따르면 함경북도 지역에는 한 마을에 지하교인이 7080%에 이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특히 인민보안부와 국가보위부의 과장급이나 중하급 간부 중에도 지하교인이 있으며 5, 6명 규모의 지하교회 예배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모퉁이돌 선교회는 2004년경부터 북한어 성경을 만들어 은밀히 북한으로 들여보내고 있다. 재미 성경학자가 탈북자와 함께 만든 손바닥만 한 크기의 이 성경 검은 겉표지에는 아무런 제목도 없다. 이 선교회는 식량을 구하거나 친지를 만나기 위해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을 통해 매년 적게는 4만5만 권에서 많게는 10만 권까지 북한에 몰래 들여보내고 있다. 조선족이 보따리 장사를 가장해 북한에 들어가 쌀과 옷을 주고 성경을 배포하기도 한다고 한다.

선교회 관계자는 중국의 북-중 접경지대에서 성경 교육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간 북한 주민이 수만 명에 이르고 이들을 중심으로 북한 곳곳에 지하교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와 유 이사장은 북한 내 지하교인 수를 30만50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북한 내 지하교인의 증가는 종교와도 같은 김정일 체제가 환상이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깨닫게 해줘 북한 사회가 바뀔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북한은 최근 선교활동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북한 당국이 지하선교를 미국의 핵보다 체제를 더 위협하는 요인으로 여긴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해 말 북한 당국이 외국 국적의 대북 사업가들에게 모두 들어오라고 통보하자 단속 낌새를 눈치 챈 선교사들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