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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내륙 한복판서 방역 초비상 (일)

7개월만에 내륙 한복판서 방역 초비상 (일)

Posted November. 30, 201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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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1년에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했던 구제역이 올해는 벌써 세 번째라니.

29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무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00년과 2002년 각각 1차례 발생했던 구제역은 올해 1월 경기 포천, 4월 인천 강화에 이어 11월에는 내륙 지방인 경북 안동까지 진출했다. 구제역 재발로 전국 축산농가의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내륙 한복판, 하필 돼지에게

경북 안동 서현양돈단지 내 2곳의 농장의 돼지에게 이상 징후가 처음 나타난 것은 26일. 새끼 돼지들이 갑작스럽게 폐사하자 농장에서는 경북 가축위생시험소 북부지소에 신고했다. 농식품부는 26일 구제역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다며 해당 농장에서 23일 물탱크 청소 시 염소 소독제를 사용한 점 등을 미뤄 염소 소독제 중독으로 추정하고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폐사가 계속되자 농장주는 28일 오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신고했고 29일 정밀 검사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판명됐다. 수과원 측은 보통 항체는 감염 뒤 2주가량 지나야 형성된다며 26일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판명됐지만 정밀 검사 결과 항원 양성, 항체 음성으로 판명된 점에 비춰보면 감염 시점이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국은 감염 초기에 이뤄진 이동제한 조치 때문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멀리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400여 마리가 폐사한 것에 대해서는 어미돼지가 감염될 경우 수십 마리의 새끼돼지도 자연 감염된다며 어미돼지보다 면역력이 약한 새끼돼지가 집단으로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북 안동이 지금까지 구제역이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던 지역인 데다 올해 발생했던 두 곳과 달리 내륙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는 점. 소보다 바이러스 전파력이 3000배가량 높은 돼지에서 발생했다는 것도 악재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초기 방역 작업에 실패할 경우 구제역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방역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최초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3km 이내에는 소 돼지 2만3000여 마리가, 310km 이내에는 4만여 마리가 있다. 따라서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도살 규모가 4월 발생한 구제역(4만9874마리)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현장을 찾은 유정복 장관은 안동은 구제역 발생 경험이 없으므로 농식품부와 수과원이 긴밀히 협조해 초동 대처를 철저히 하라며 농식품부 축산국장과 수과원장이 현장에 남아 방역 대책을 확인하도록 했다. 경북도 예비비 15억 원을 투입해 긴급 소독작업을 벌이는 한편 570여 개 공동방제단을 꾸려 도내 모든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집중 소독을 벌이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그동안 구제역 발병 지역이 아니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산 농가, 최악의 한 해

이번 구제역 발생에 따라 농식품부는 인접 지역의 가축시장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안동의 지리적 요인 때문에 전남북, 제주도를 제외한 경기, 경북, 충북, 강원 등의 가축시장에 대한 폐쇄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구제역이 더 확산되면 전국 가축시장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구제역이 확산됐을 때에도 전국의 가축시장이 일시적으로 폐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차례의 구제역으로 홍역을 앓았던 전국 축산농가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우리나라는 9월 획득했던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박탈당했고 간신히 재개됐던 돼지고기의 해외 수출도 다시 중단될 상황에 처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날 구제역 발생 원인과 이동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2곳의 농장에서는 중국과 베트남 출신 외국인 노동자 3명이 일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올해 중국, 몽골, 일본 등 인접 국가에서 수시로 구제역이 발생한 점 등을 미뤄 구제역 바이러스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장주 및 노동자의 출입 기록, 수의사의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바이러스 이동 경로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감염 원인을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장영훈 alwaysj@donga.com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