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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링 만든 한국 책임-러 총괄책임 논란

Posted August. 27, 20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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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발사 후 부분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26일 교과부가 발사 후 페어링(위성보호덮개)이 분리되지 않았다고 발표하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발사체에 문제가 생겼고, 나로호에 실려 있던 위성이 궤도를 돌기는커녕 지구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나로호 발사의 최종 목적이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었던 것만큼 엄격하게 따져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발사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페어링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성공은 러시아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도 깨끗한 성공은 아니지만 성공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일반인들의 눈엔 쏘아올린 위성이 추락했으니 실패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로호의 목적은 개발 기술 획득과 발사 경험을 얻자는 것이라며 애초 목표의 8090%는 달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위성의 궤도 진입 실패를 놓고 한국과 러시아 간의 책임 공방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페어링을 제작한 한국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중현 교과부 제2차관은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 발사와 관련된 총괄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며 앞으로 두 나라의 공동 조사 과정에서 결정될 문제라고 밝혔다. 책임 소재에 따라 계약에 따른 두 번째 나로호에 이어 세 번째 나로호를 발사할지 여부가 가려진다.

한편 페어링 분리 실패 사고로 내년 5월로 예정된 두 번째 나로호 발사가 다소 연기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6일 발사된 것과 같은 모델인 두 번째 나로호는 이미 완성돼 발사체는 러시아에, 위성은 한국에 보관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문제를 개선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자칫 마지막 발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최대한 완벽한 상태로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내년 5월 2차 발사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발사 일정에 쫓길 필요가 없다며 한번 우주 사고가 일어나면 모든 요소를 재검토하는 만큼 페어링과 국내 개발품을 비롯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러시아 1단 엔진까지 충분히 검증해 완벽히 준비된 상태로 두 번째 나로호를 발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