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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입 3불과 교육 포퓰리즘

Posted March. 23, 200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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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3불()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학의 대립이 격화, 전면화하고 있다. 어제 노무현 대통령은 3불정책에 대해 폐지 불가() 의사를 밝히면서 대학이 잘 가르치는 경쟁을 하지 않고 잘 뽑기 경쟁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와 일부 사립대의 잇따른 3불정책 폐지 요구를 정면 거부한 것이다.

3불정책을 둘러싼 전선()은 확대될 조짐이다.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는 어제 3불정책 폐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3불까지는 아니더라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3불정책을 고수해온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가고 대선이 다가올수록 논쟁은 거세질 전망이다.

3불정책은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도입됐으나 1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대학들이 몇해 전부터 치른 논술시험은 사실상 본고사 성격을 띠고 있다. 입시 때마다 본고사나 다름없지 않느냐는 논란이 반복된다. 그럴 바에야 정부가 형식적 규제를 할 게 아니라 본고사를 허용하는 편이 낫다.

오히려 본고사를 허용하면 입시방식이 단순화되어 사교육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학부모들이 본고사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사교육비 증가 우려 때문이지만 본고사를 풀어줘도 실제 실시하는 대학은 얼마 안 될 것이다. 손익계산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여입학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있다. 사립대의 연간 등록금은 최고 1000만원을 넘어서 학생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등록금만으로는 대학 발전을 꾀하기가 힘든 상황이므로 현실적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교 등급제는 대학들이 입시를 틀어쥔 정부의 규제를 피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다. 정부가 입시에 손을 떼고 입시 방식이 다양화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정부가 교육 현실을 살피지 않고 본고사에 대한 국민의 막연한 반감()에 매달리는 것은 교육 포퓰리즘이다. 입시 자율화의 득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