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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의 굴욕

Posted November. 25, 20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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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말 국내에 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검역 불합격 판정을 내렸다. 농림부는 올해 초 수입 재개 합의 후 처음으로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미국산 쇠고기 8.9t을 검사한 결과 한미 양국 정부의 합의에 어긋나게 손톱만 한 뼛조각이 발견돼 이같이 조치했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당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합의하면서 30개월 미만 소의 뼈를 제거한 살코키만을 수입하기로 한 바 있다.

농림부는 이번에 들어온 물량은 전량 반송 또는 폐기되고 이 쇠고기를 도축한 미국 작업장은 앞으로 한국행() 쇠고기를 다룰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반송과 폐기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화주()인 수입업체가 결정한다.

뼛조각 검출

강문일 농림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의 브리핑을 통해 X선 이물질 검출기로 검사한 결과 23일 두 덩어리의 살치(소의 갈비 위쪽에 붙은 고기) 사이에서 4mm6mm10mm 크기의 뼛조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뼈가 없는 부위인 살치에서 뼛조각이 나왔고, 두 덩어리의 고기 사이에 끼어 있었던 것으로 볼 때 기계톱으로 자르는 과정에 들어간 게 아니라 포장 등을 할 때 갈비나 다른 부위의 뼈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내용을 23일 주한 미국대사관에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광우병 우려 공방

올해 1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위생조건에 따르면 국내 수입업체는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생후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만 수입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뼛조각까지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물 검역에 대한 국제 기준을 수립하는 기관인 국제수역사무국(OIE)도 뼛조각은 광우병과 관계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골수에 광우병을 일으키는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뼛조각까지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육류업계 관계자는 손톱만 한 뼛조각도 없는 살코기만 수입하겠다는 것은 살은 떼어 가되 피를 흘려선 안 된다는 베니스의 상인을 연상시킨다고 반발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계속 전수검사

이번 불합격 판정에 대해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뼛조각이 발견된 것은 명백한 위생조건 위반이므로 미국도 별 이의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와 검역원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 전수검사를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한 대뿐인 X선 검출기를 추가로 구입해 11대까지 늘리고 경기 용인시와 부산 검역장 등에도 배치하기로 했다.



김선우 홍석민 sublime@donga.com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