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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결국 물러난다

Posted March. 15, 200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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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의를 수용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31절 골프 파문으로 국민 여론이 너무 악화돼 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건의를 받고 이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검찰에 고발된 사항이 있기에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원칙이지만, 여러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그 같은 원칙을 견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총리의 사표 처리는 환경부 장관 제청 문제 등을 고려해 좀 더 시간을 갖고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노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표를 정식 수리하는 시점은 일러야 다음 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531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이재용() 환경부 장관, 임기가 만료된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의 후임자 결정을 위해서는 총리의 사전 제청권 행사가 필요하다. 청와대는 신임 환경부 장관 내정자를 이르면 17일, 늦어도 20일경 발표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를 교체하기로 함에 따라 청와대는 새 총리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새 총리 후보로는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병준() 대통령정책실장, 이정우() 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등 노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리는 데 밝고 기존의 국정운영 기조를 지속할 수 있는 실무형 인사들이 거론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 총리의 인선 방향에 대해 노 대통령이 양극화 문제 해소 등 집권 후반기의 핵심 과제에 전력투구하기 위해선 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체득하고 있으면서도 국정 전반의 정책에 밝고 추진력도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이 귀국한 직후 청와대를 찾아가 부주의한 처신으로 누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는 일단 사의 수용을 유보했으나 4시간여 후 정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총리 사퇴 건의를 수용함으로써 정 의장에게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노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12일경 청와대 참모진으로부터 이 총리의 거취를 둘러싼 국내 여론상황을 보고받고 이 총리의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이미 마음을 굳혔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노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반경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정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해 두 사람 간의 면담이 이뤄졌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정 의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 기관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을 명백히 밝혀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연욱 jnghn@donga.com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