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할 말 다한 대통령 외교전 전면에

Posted March. 23, 2005 22:30,   

日本語

노무현() 대통령이 23일 일본을 향해 다시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대국민 서신에는 뿌리를 뽑겠다, 각박한 외교전쟁도 있을 수 있다, 하루 이틀에 끝날 싸움이 아니다,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는 날이 선 전투적 용어들이 담겼다.

17일 일본에 대해 조용한 외교 기조를 바꿀 것임을 선언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 대일() 신독트린의 수위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신사 참배 행위를 정면으로 공격함으로써 정상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의 여지도 차단한 채 사실상 배수진을 쳤다.

일본이 아시아와 세계의 질서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려고 한다면 역사의 대의에 부합하게 처신하고 확고한 평화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일본과의 전면적인 외교전을 선포한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독도 및 교과서 문제 대응을 위한 정부 상설대책기구 구성 문제를 주도하고 있는 김병준()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서신에 대해 일본이 어떻게 하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다. 우리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다르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정부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노 대통령은 독도 문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신사 참배 행위 등 3가지를 단순한 양국 간의 현안으로서가 아니라 패권주의의 부활로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이 대국민 서신을 지난 주말인 19일부터 직접 쓰기 시작했고, 23일 아침까지 문안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17일 NSC의 신독트린 선언 직후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의 반응이 미온적이라는 판단 아래 직접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측근은 대일 강경노선 전환이 국내에서의 인기 만회를 노린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해석은 우리의 시각을 안이하게 보는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통해 패권주의 전쟁을 일으켰던 과거를 씻으려는 일본을 강하게 견제해야 할 시점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한일 갈등이 고조된 이후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10% 이상 상승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최근 40%대를 넘어섰고, 50% 선을 향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정훈 하태원 jnghn@donga.com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