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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혁신파' 교수그룹 입김 세진다

Posted June. 11, 20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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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핵심브레인 그룹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11일 임명사실이 발표된 김병준() 대통령정책실장과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2002년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후보 자문단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학자들.

문정인() 신임 동북아시대위원장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으로 한 단계 승격될 예정인 이종석() 사무차장 역시 대선 때부터 외교안보 분야를 조언해 온 브레인들이다.

특히 당-정-청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대통령정책실장 자리에 정부혁신 작업을 주도했던 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이 기용된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김 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생각을 읽고 있는 복심()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혁신의 밑그림을 제공한 윤 위원장과, 역시 자문교수 출신으로 이를 집행할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이르기까지 김병준-윤성식-허성관 라인이 구축된 것은 노 대통령이 집권 2기에 정부혁신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량 만두소 사건을 예로 들면서 아직도 많은 정부조직에 국민을 두려워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같은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정부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중장기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의 존재까지 감안하면 청와대와 정부의 중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브레인 그룹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브레인 출신들의 입김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물류 및 금융허브에 치중했던 동북아경제중심위원회가 동북아시대위원회로 개편되면서 중장기 외교안보 전략까지 포괄적으로 맡게 됐기 때문. 동북아시대위원회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도 협의 채널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외교안보 쪽에 문정인-이종석 라인이 새로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문 신임 위원장은 올해 1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됐을 정도로 노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

노 대통령이 주요 포스트에 브레인 그룹을 기용한 것은 자신의 국정철학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앞세워 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는 신임총리에 이해찬() 의원을 지명한 것과도 맥을 같이하는 흐름이다.

한편 노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정책실장에 비()경제통을 기용함에 따라 내각의 경제팀 수장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입지는 오히려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노 대통령(부산상고), 김우식(강경상고) 대통령비서실장, 김병준 실장(대구상고) 등 상고 출신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게 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