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아베, G20서 한일정상회담 배제 검토”

Posted April. 15, 2019 08:10,   

Updated April. 15, 2019 08:10

日本語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문재인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가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규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한국 손을 들어준 것이 이런 기류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신문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서 징용 재판 등으로 냉각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적 대화가 어렵다”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아베 총리가 G20 정상회담 때 한일 정상회담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빈손으로 오는 문 대통령과 만날 의미가 없다”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덧붙였다.

 교도통신도 한 정부 소식통이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도 한일 정상의 개별회담이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더라도 문제 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G20 정상회의 기간에 미국, 중국, 러시아의 정상들과 개별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한일 간 상호 불신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교도통신은 또 “G20 정상회의까지 남은 두 달여 사이에 한국이 일본에 대한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거나 북한 문제 등에서의 정세 변화가 생기면 아베 총리가 필요에 따라 문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도 나온다”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 내에선 최근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한일 정상회담에 부정적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기 시작한 것은 WTO 최종 판정에 따른 영향일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 때리기’를 통해 외교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WTO 패소에 대해 여당 자민당 내에서조차 “일본의 외교 능력이 없다는 게 부끄럽다” “심각한 결과”라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언론도 “정부 내에서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도쿄신문), “국제법을 방패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일본 외교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의 기사로 정부를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