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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해 수호의날 기념식

Posted March. 23, 2019 08:40,   

Updated March. 23, 20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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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서해 3대 도발’로 산화한 장병들을 기리는 제4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정부는 2016년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 수호의 날’로 정하고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 천안함 폭침(2010년 3월 26일),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11월 23일)로 희생된 55명의 용사들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개최해 왔다.

 이날 행사엔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해 전사자 유족과 참전 장병, 시민 등 7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대구지역 경제투어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추모글을 통해 “오늘 대구로 가는 길, 마음 한쪽은 서해로 향했다”며 “바다와 함께 영원히 기억될 젊은 용사들의 이름을 떠올려 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 어떤 도발도 용서할 수 없으며 힘으로 더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며 “평화의 바다가 용사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적었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 사무총장과 안규백(국회 국방위원장) 박정 소병훈 의원,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전희경 김성찬 의원, 바른미래당의 하태경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5당 대표 중 유일하게 참석한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북한 눈치를 보느라 대통령이 불참한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은 국가에도, 국민에도 불행한 일”이라며 “나라를 지키는 일만큼은 이념의 잣대로 옳고 그름을 나눠선 안 된다. 부디 내년엔 반드시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서해는 한반도의 화약고에서 평화의 발신지로 변모하고 있다”며 “우리가 용사들의 거룩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도 항구적인 평화의 정착”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해 용사들이 꿈꾸셨던 것도 평화, 지키려 했던 것도 평화”라며 “평화를 끈기 있게 추구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튼튼한 안보를 견지하는 한편 호국용사들의 명예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서운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천안함 전사자인 손수민 중사의 아버지 손강열 씨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의도적으로 안 오고 홀대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도발을 ‘불미스러운 충돌’이라고 발언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행사 직전 유족들을 찾아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일부 유족들은 “진의가 아니었길 바란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천안함 46용사 표지석 옆에 놓인 문 대통령의 화환은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넘어져 한동안 눕혀 있었다. 묘역을 찾은 한국당 황 대표가 참배할 때는 문 대통령 화환의 명판이 뒤집힌 채 땅바닥에 놓였다가 황 대표 일행이 떠난 뒤 화환에 다시 붙여지기도 했다.


윤상호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