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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땐 ‘소주’, 2002월드컵땐 ‘맥주’

외환위기땐 ‘소주’, 2002월드컵땐 ‘맥주’

Posted August. 15, 2018 09:34,   

Updated August. 15, 20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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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맥주는 기쁨의 술, 소주는 슬픔의 술이었을까. 신문에 자주 실린 주류들을 비교하면 실제 관련성이 보인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 소비량이 는다는 속설처럼 올림픽, 월드컵 때 맥주는 신문에 가장 많이 언급됐다. 2002년이 최고치다. ‘서민의 술’ 소주는 1978, 1996, 1999년에 언급이 가장 잦았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 소주가 지면에 언급된 주류 중에서 최고치를 이뤘다.

 사실 맥주는 1950년대 이후 신문에 가장 많이 언급된 주류다. ‘가짜 맥주’를 만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거나 1970년대 ‘한독맥주’의 주식위조사건 등 사회 문제와 관련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막걸리는 1980∼2000년대에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10년 ‘막걸리 붐’을 타고 다른 주류를 압도하면서 반짝 최고치를 찍은 후 다음 해부터 다시 지면에서 사라졌다.

 외식은 어떨까. 불고기는 1960, 70년대 부동의 1위였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불고기를 추월한 햄버거와 피자는 2000년대 이후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빈도수가 급락했다. ‘서민 음식’ 삼겹살은 1990년대가 돼서야 빈도가 늘기 시작했다. 전형주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무역 자유화로 외국산 식품들이 들어오면서 가격이 낮아졌고 고기 전문점도 이때 많이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유행은 돌고 도는 듯하다. ‘미니스커트’의 빈도는 가수 윤복희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타나 신드롬을 일으킨 1967, 1968년이 최고치였다. 이후 1992, 1997, 2003, 2007, 2012년 등 5년 주기로 언급이 많아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