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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광장’ 열고 떠나다…소설가 최인훈 별세

현대문학 ‘광장’ 열고 떠나다…소설가 최인훈 별세

Posted July. 24, 2018 09:09,   

Updated July. 24, 20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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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광장’을 쓴 소설가 최인훈 씨(사진)가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1936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제강점기에 유년 시절을 보낸 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으로 월남했다. 이후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6학기만 마치고 1959년 군에 입대했다. 복무 중에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라울전’을 문예지 ‘자유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대표작인 ‘광장’은 1960년 24세에 발표했다. 전후 최초로 남북문제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룬 이 소설은 2004년 문인들이 뽑은 ‘한국 최고의 소설’에 선정됐다. 이 밖에 ‘회색인’(1963년) ‘서유기’(1966년) ‘화두’(1994년) ‘바람의 편지’(2003년) 등 뚜렷한 주제 의식을 가진 작품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 1977∼2001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한 고인은 장석남 신경숙 함민복 등 제자를 한국 문단을 이끄는 작가로 길러냈다. 동인문학상(1966년)과 이산문학상(1994년), 보관문화훈장(1999년) 등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국내 유일의 국제문학상인 박경리문학상 제1회 수상자로 뽑혔다.

 말년에 협심증 등으로 고생했던 고인은 올해 초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경기 고양시 한 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했다. 병상에서도 의연했던 고인은 오히려 주위 지인들을 격려했으며, 자신의 미발표작을 다듬으며 마지막까지 예술혼을 불태웠다.


조윤경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