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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코앞인데...정부, 테러경보 단계 낮춰

트럼프 방한 코앞인데...정부, 테러경보 단계 낮춰

Posted November. 02, 2017 09:54,   

Updated November. 02, 20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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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을 앞두고 정부가 테러경보 단계를 가장 낮은 단계로 하향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북한의 위협 속에 경계태세를 높여도 시원치 않을 판에 감시의 고삐를 늦춘 것이라 그 배경을 놓고 분분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국무총리실 대테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외교부 등 21개 관계기관이 참석한 테러대책실무위원회에서 테러경보가 ‘주의’에서 가장 낮은 ‘관심’ 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테러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다. 가장 낮은 ‘관심’은 테러 가능성이 낮은 상태라는 판단에 따라 발령된다. 공항·항만 검색률이 15%에서 10%로 낮아진다.

 정부는 2015년 11월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이후 2년 동안 ‘주의’를 유지해 왔는데 트럼프 방한을 10여 일 앞두고 돌연 경보 단계를 낮춘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테러 용의점이 없는 상황이다. 장기간 ‘주의’를 유지해 (해당 기관의) 피로감이 쌓였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잠시 쉬어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7일 방한에 임박해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경보단계만 ‘주의’로 복원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에서 차량 테러로 8명이 숨지는 등 국내외 안보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지만 알람시계 맞추듯 사전에 경보단계 조정을 예약해 놓은 것. 테러방지 주무 부처인 국정원은 “경보단계 조정은 총리실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상 시간이 없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 대신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경기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한국과 중국은 찾지 않고, 일본만 방문한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방카가 트럼프보다 이틀 앞선 3일 일본을 찾아 국제여성회의(WAW)에 참석한 뒤 주말에 돌아간다고 전했다. 세제 개혁 등 국내 이슈를 챙기라는 트럼프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선 또다시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황인찬 hic@donga.com ·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