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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악단 현송월의 고속 출세

Posted October. 10, 2017 09:31,   

Updated October. 10, 20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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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판 걸그룹’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 단장 현송월이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발탁됐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이 된 것 못지않은 고속 출세로 현송월은 ‘백두 혈통’이 아니어서 파격이라면 더 큰 파격이다. 가수 출신이 노동당 핵심 보직에 임명된 전례가 없고 현송월 나이가 30대 후반∼40대 초반이라는 점에서 김정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2012년 7월 미모의 여성 멤버 전원이 어깨를 드러내거나 짧은 치마를 입고 율동과 함께 팝음악을 연주해 신선한 충격을 안긴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시대’의 문화 표상이었다. 해외유학을 경험한 젊은 지도자의 개혁 가능성에 대한 기대까지 나왔다. 하지만 서구문물의 외피를 입은 “당 사상전선의 제1나팔수”임이 금세 드러났다. 2015년 12월 베이징 공연을 앞두고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무대 배경에 등장하는 장거리미사일 발사 장면을 교체하라는 중국 측 요구를 거절하고 돌아간 것도 악단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우리 공연은 원수님(김정은)께서 직접 보아주신 작품이기 때문에 점 하나, 토(씨) 하나 뺄 수 없다”는 게 현송월의 말이었다.

 ▷보천보전자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 가수였던 현송월은 김정은의 옛 연인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이 리설주와 결혼하며 현송월과 멀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2013년 8월 말 리설주의 학창 시절 사진을 돌려보며 비방했다는 이유로 은하수관현악단 등 9명이 처형되는 과정에서 현송월이 모종의 역할을 했거나 현송월 자신도 총살됐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경남대 김근식 교수는 “현송월이 김정은의 옛 연인이라면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라는 요직을 주고 전면에 내세울 리 없다”며 김정은-현송월 연인설은 헛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성택 현영철 등 고위급 수십 명을 숙청한 김정은이 세대교체 과정에서 옛 연인을 발탁할 만큼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어쨌거나 김정은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현송월의 도박은 현재까진 성공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