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바마의 ‘컴백’

Posted March. 03, 2017 08:24,   

Updated March. 03, 2017 08:26

日本語

 요즘 프랑스에선 버락 오바마를 수입해오자는 온라인청원운동(obama2017.fr)이 한창이다. 대선출마 후보들이 마음에 들지 않자 오바마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것이다. 3월 중순까지 100만 명을 목표로 지금까지 4만4600명이 서명했다. 지난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직후 영국에서도 온라인 공간에서 오바마를 차기 총리로 추대하자는 얘기가 나돌았다.

 ▷퇴임한 미국 대통령 중 살아있는 사람은 4명. 조지 W 부시는 이라크 전쟁과 금융위기 책임을 안고 최악의 지지율로 고향에 돌아가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이라는 자서전을 쓰고 부시기념관을 개관했다. ‘아버지 부시’도 퇴임 후 도서관을 짓고 강연을 했다. 지미 카터는 세계를 돌며 무주택자에게 공짜로 집을 지어주는 ‘헤비타트’ 봉사활동을 하고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났다. 그나마 정치에 발을 담궜다고 할 만한 대통령은 아내 힐러리를 외조(外助)한 빌 클린턴 정도다.

 ▷오바마는 55세로 퇴임 대통령 치곤 너무 젊다. 오바마 부부의 자서전 판권이 6500만 달러(735억원)에 팔린다 하니 돈 걱정도 없다. 퇴임 때 지지율이 50%대 중반으로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높다.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백악관을 떠났던 오바마가 퇴임 한 달 열흘 만에 정계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바마 친구이기도 한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의장으로 있는 전국민주선거구개편위원회(NDRC)를 돕기 위해 기금을 모금하고 민주당 소속 주 의원들과 어떻게 협력할지를 논의했다. 홀더는 “오바마가 온다(He’s coming). 그가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케어’ 이민정책 등 8년 동안 쌓아올린 오바마 ‘레거시(유산)’를 트럼프가 하루아침에 일소하려하니 좌시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 듯하다. 오바마의 정계 복귀가 본격화되면 트럼프 백악관과 충돌이 예상된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을 욕하지 않는 미국의 오랜 정치적 전통을 감안할 때 오바마가 트럼프에 어떻게 쓴 소리를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