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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논란 휩싸인 미얀마 민주화 상징

Posted January. 12, 2017 08:28,   

Updated January. 12, 20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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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올해 집권 2년 차를 맞은 아웅산 수지 여사(72·사진)가 현실정치의 혹독한 쓴맛을 보고 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권 논란이 확산돼 안에서는 불교 민족주의자들의 공격을, 밖에선 이웃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인권단체가 앞다퉈 규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인 시절 오랜 우군이던 유엔마저 실태조사에 나서며 수지 여사를 압박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8일 미얀마 상업 중심지인 양곤에서 거행될 예정이던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생일 관련 행사가 극단적 불교 민족주의자 수십 명의 난입으로 무산됐다. 이슬람 율법기구의 초 니에인 사무국장은 “내 평생 이 행사가 중단되기는 처음이다. 종교 자유를 억압한 행위”라고 분노했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무슬림 탄압은 빈번했지만 지난해 4월 수지 여사가 이끄는 정권 출범 뒤 심각해졌다고 AFP는 전했다.

 불교계의 눈치를 보다 로힝야족 문제를 미적대는 사이 군부를 지지하는 일부 불교 민족주의자들이 무슬림 탄압을 통해 수지 여사 흔들기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집단 거주지인 라카인 주 마웅토의 경찰초소가 괴한의 습격을 받아 경찰관 9명이 사망한 뒤, 미얀마 정부는 대대적 토벌작전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인권 탄압과 종교 갈등이 날로 격화하고 있다. 이달 초 16개월 된 무함마드 소하예트가 강을 건너 방글라데시로 도망가다 강변에 얼굴을 처박고 숨진 사진이 전 세계에 공개되면서 국제적으로도 관심과 우려가 커진 상태다.

 이런 갈등은 국제 문제로 번져 수지 여사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인근 무슬림 국가인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는 미얀마의 무슬림 탄압을 맹비난하고 있다. 유엔과 방글라데시 정부에 따르면 인권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족이 지난주에만 2만2000명에 이르고, 최근 몇 년간 30만 명으로 집계된다. 5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괴한들의 공격으로 퇴근하던 미얀마 이주노동자 5명이 숨졌고, 지난해 12월에는 미얀마로 건너가 테러를 계획하던 인도네시아인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말레이시아에서 검거되는 등 미얀마에 대한 무슬림의 보복 테러 위험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유엔은 지난해 6월 이후 반년 만에 이양희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을 8일 다시 현지에 파견했다.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결과를 내놓아 재차 수지 여사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사설에서 “수지 여사는 아직 완전한 권력을 갖지 못했고, (치안력과 같은) 내치는 여전히 군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 하지만 과거 노벨평화상을 받을 때처럼 그는 미얀마인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하며, 로힝야족도 마땅히 함께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