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트럼프 정부 국무장관에 ‘정적’ 롬니 부상

트럼프 정부 국무장관에 ‘정적’ 롬니 부상

Posted November. 19, 2016 08:38,   

Updated November. 19, 2016 08:59

日本語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사진)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 전 주지사는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라는 점에서 워싱턴 정가는 당혹해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일(현지 시간) 뉴저지 주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롬니 전 주지사를 만나 입각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CNN은 “롬니 전 주지사가 국무장관 후보로 급부상했고 롬니 본인도 이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트럼프가 대선 기간 납세기록을 공개하지 않자 탈세 의혹을 제기했고 사기꾼이라는 험한 표현까지 써가며 트럼프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대선 후에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고 트럼프도 “참 잘된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감사를 나타내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이 해소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국무장관 자리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자리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부통령보다도 핵심으로 꼽히는 요직이다. 

 롬니가 국무장관 후보로 부상한 데에는 강경 보수파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기존 국무장관 후보군에 대해 외교 경험이 일천하거나 지나치게 강경파라는 점에서 당내 반발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국무장관 청문회를 담당하는 상원 외교위원회 랜드 폴 상원의원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줄리아니와 볼턴의 인준을 막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뉴욕에서 공화당 출신의 외교 거두(巨頭)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만나 외교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인은 만남 후 성명에서 “키신저 박사가 (외교·안보에 관한) 자신의 식견을 내게 얘기해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대선 유세가 한창이던 5월 트럼프가 자신과 만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외교 문외한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려고 하자 성명을 내고 “나는 트럼프가 제기한 외교적 해법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