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자 연쇄실종’ 수사받던 재소자 자살

  • 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애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팔당호에 버린 혐의로 구속된 50대 피의자가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졌다. 이 피의자는 수사과정에서 자해를 시도한 전력이 있어 경찰이 특별관리를 요청한 상태여서 교도소 측의 수감자 관리 부실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피의자는 과거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의 관련 여부를 조사받고 있었다.

27일 오후 9시 20분경 청주교도소 병사(病舍)보호실 독방에 수감된 김모 씨(50·경기 남양주시·관광버스 운전사)가 1m 높이의 선반에 목을 맨 것을 순찰하던 교도관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1시간여 만에 숨졌다. 발견 당시 김 씨는 선반 아래에 앉은 자세로 왼쪽 손목에 감고 있던 압박붕대를 풀어 목을 맨 상태였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 반경 남양주시 자신의 집에서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애인 조모 씨(36·충북 청주시 복대동)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팔당호와 연결된 경안천 광동대교 아래에 버린 혐의로 17일 붙잡혔다. 그는 이튿날 범행 현장조사 과정에서 유리조각으로 왼쪽 손목을 그었다가 3바늘을 꿰맨 뒤 붕대를 감고 있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심리분석결과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인 데다 자해를 시도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자 26일 교도소에 이관하면서 특별관리를 요청했다.

청주교도소 관계자는 “김 씨의 방에 폐쇄회로(CC)TV가 있었지만 목을 맨 곳이 사각지대인 데다 교도소 내 CCTV가 많아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다”며 “(김 씨가) 목을 맨 채 발견되기 10여 분 전 선반 아래 벽에 등을 기대고 신문을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팔당호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 씨와 내연관계였던 A 씨(33·여)와 세 번째 부인의 언니인 B 씨(32)가 2000년과 2001년 각각 실종된 사실을 밝혀내고 김 씨와의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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