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쓰려면 스마트해야?

  • 입력 2009년 5월 21일 17시 59분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외관.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외관.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화면들.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화면들.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화면.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 화면.
최근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옴니아폰'(SCH-M490, M495)이 13만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등 외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

하지만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당장 커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기존 휴대전화와 달라도 너무 달라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 쯤으로 여기고 스마트폰을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전화와 어떻게 다를까. 왜 외국 업체들은 일반 휴대전화를 내놓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하려고 들까.

3월 시판된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를 가져다 살펴봤다.

'황당한 첫 화면'

전에 없던 새로운 히트 상품이 나왔을 때 소비자들은 일정한 양식에 따라 반응한다. 앞뒤 안 가리고 새로운 것을 써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들이 먼저 제품을 구입하고, 그 뒤를 이어 스스로를 앞서가는 소비자로 자처하지만 다소 감각이 떨어지는 소비자들이 뒤를 잇는다.

두 번째 유형의 소비자들까지 해당 제품을 다 사고 나서야 그 제품은 대중화의 길을 걷는다. 첫 번째 두 번째 유형의 소비자들이 퍼뜨리는 입소문에 따라 귀가 얇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입하고 나면 나머지 소비자들은 '남들이 다 쓰니까' 제품을 사게 된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치면 해당 제품은 '표준'으로 인정받고 비로소 '히트 상품'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휴대전화가 이 단계를 모두 거친 전형적 사례다. 이제 소비자들은 음성통화, 문자 메시지 보내기 등 휴대전화의 기본 기능은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고도 이용하는 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휴대전화 정도로 생각하고 전원을 켜면 오산이다. 엑스페리아의 화면에는 날짜와 무선인터넷 상태, 이메일 수신 상태 등의 메시지만 보인다. 전화를 걸려고 버튼을 찾아봐도 문자 버튼만 있고 숫자 버튼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전원이 켜져 있는데 다른 전화로 엑스페리아에 전화를 걸어도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 메시지가 나온다. 웬만큼 전자기기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사람이라면 전화 걸기 받기 기능만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정도다.

외국 업체들이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걸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마트폰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휴대전화 시장을 겨냥하는 대신 새로운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하는 제품이다. 새 제품이면 빚을 내서라도 무조건 사들이는 '얼리어답터'→스스로 얼리어답터임을 자부하지만 절대 무리하지 않는 '마니아'→부지런한 대중→남들 하니까 별 생각 없이 따라 오는 '다소 느린 대중'→없으면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니까 할 수 없이 사는 소수 소비자들 등의 순으로 시장을 키워갈 수 있는 것.

기존 휴대전화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가 평정하고 있어서 들어갈 틈이 없지만 스마트폰 시장만큼은 외국 업체들도 백지상태에서 삼성 LG와 동등한 조건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휴대전화? 컴퓨터?

소니 에릭슨의 엑스페리아는 액정화면이 3인치로 삼성 옴니아폰(3.3인치)보다 다소 작다. 디자인도 투박해 '혹시 군용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 엑스페리아에는 일반휴대전화에 있는 통화, 종료버튼 외에 선택버튼이 2개, OK버튼과 내비게이션 버튼, 광 조이스틱이라는 또 다른 조작 장치가 있다.

옆으로 작동하는 슬라이드를 열면 컴퓨터 키보드와 같은 '쿼티'(QWERTY) 자판이 나타난다. 보통 휴대전화를 세로로 들고 이용하는 것과 달리 엑스페리아는 이 자판을 여는 순간 액정이 가로로 바뀌면서 마치 작은 노트북처럼 변한다.

'휴대전화'라는 관점을 바꿔 '컴퓨터'로 보면 이때부터 엑스페리아는 다소 쉬워진다. 엑스페리아는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와 유사한 '윈도 모바일6.1'로 작동한다. 컴퓨터 윈도와 같이 화면 왼쪽 상단 구석의 '시작' 버튼을 스타일러스 펜으로 클릭하면 전화, 오피스, 환경설정, 인터넷 등의 기능이 나타나고 이들 기능은 펜이나 광조이스틱 등의 버튼으로 클릭해 사용할 수 있다.

화면 하단의 'X패널'이라는 버튼은 윈도 운영체제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시작 버튼을 누른 뒤 필요한 기능을 찾아 찍는 대신 'X패널' 버튼을 누르면 모든 기능이 화면에 나란히, 부채꼴, 겹치기 등의 모습으로 펼쳐지고 이 중 하나를 클릭해서 사용하면 된다.

'전화', 스마트폰의 기능 중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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