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희망병원에 갇힌 사람들…‘내 심장을 쏴라’

  • 입력 2009년 5월 16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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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지음/348쪽·1만1000원·은행나무

공황장애, 적응장애, 정신분열 등으로 6년에 걸쳐 입원과 퇴원을 되풀이해 온 이수명, 가족 간 유산 싸움에 휘말리면서 억울하게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류승민. 스물다섯 동갑내기인 점을 빼면 연결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강원 정선의 수리희망병원 501호에 각기 다른 이유로 수용된다.

수명과 달리 승민은 입원 직후부터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한다. 야근 중인 간호사를 습격하거나, 출입이 금지된 숲에 들어가고, 외부와 연락을 시도해보기도 한다. 삶에 순응하는 편에 가까웠던 수명은 승민을 이해하면서 점차 동조자가 돼가고 함께 탈출을 도모하기에 이른다. 제1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등단 전 간호사로 일했던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정신병원의 폐쇄병동에서 일주일간 생활해 정신병원의 삶을 현장감 있게 묘사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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