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수도권 고속道 노선갈등 ‘맴맴’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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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통 차질 우려

‘서울∼문산’은 서울시가 “마곡지구 양분 안돼”

‘구리∼포천’은 구리시가 “역사공원 우회하라”

서울∼문산, 구리∼포천 등 낙후된 경기북부 지역과 서울을 잇는 고속도로가 노선 갈등을 빚으며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경기도, 국토해양부 등 관련 기관과 해당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문산고속도로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GS건설과 국토해양부는 1조5000억 원을 들여 서울 강서구 가양동과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 구간 34.7km를 2010년에 착공해 2014년 개통할 예정이었다.

가양대교와 방화대교 중간에 가칭 강서대교를 건설해 서울∼광명고속도로와 연결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가 “강서대교를 놓으면 마곡지구가 양분되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방화대교와 연결하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방화대교와 연결되면 이 일대로 교통량이 집중될 것을 우려하는 고양시가 이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GS건설 측도 당초 계획을 변경해 사업을 추진하면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서울시 요구 방안이 타당한지 전문기관에 의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용역만 진행해도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당초 예정했던 2014년 개통은 1년가량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에는 파주신도시 등 택지개발과 함께 반환 미군 공여지 개발사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서울과 이어지는 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제2자유로의 노선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에 이어 또다시 핵심 교통망 사업 차질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민간기업이 건설할 예정인 구리∼포천고속도로도 구리시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진전이 없다. 강변북로 남구리 나들목에서 서울 중랑 나들목∼남양주 화정 나들목∼의정부∼포천 나들목∼신북 나들목에 이르는 53km 구간이다.

대우건설을 주간사로 하는 서울북부고속도로㈜가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져 내년 1월 착공해 2014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구리시와 일부 지역 주민들이 “교문동 일대에 시의 중요 사업인 고구려역사공원 사업 용지를 이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구리시를 우회하든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연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 계획 노선대로 추진하려는 사업자와 구리시, 주민의 갈등이 깊어지자 지난해 말에는 국토부, 사업자, 구리시,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했을 뿐 아직까지 노선 조정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포천에서 서울까지 30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포천시, 양주시, 의정부시, 동두천시 등에서는 각 의회를 중심으로 “낙후된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해 절실한 도로 건설이 왜 지연되느냐”며 “수년간 준비한 고속도로 사업인데 계획대로 빨리 건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없는 낙후지역도 발전시켜야 하고 구리시 등의 개발도 절실하기 때문에 노선 조정이 쉽지 않다”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다른 사례처럼 시간과 비용만 더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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