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비자면제 프로그램 검색의 함정

  • 입력 2009년 1월 20일 02시 58분


미국 무비자 여행허가 신청 과정에서 공식 사이트가 아니라 엉뚱한 사설 대행업체 사이트로 접속해 불필요한 수수료 2만 원을 내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왼쪽은 사설대행업체 사이트, 오른쪽은 공식 사이트의 화면 캡처 사진.
미국 무비자 여행허가 신청 과정에서 공식 사이트가 아니라 엉뚱한 사설 대행업체 사이트로 접속해 불필요한 수수료 2만 원을 내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왼쪽은 사설대행업체 사이트, 오른쪽은 공식 사이트의 화면 캡처 사진.
포털, 무료 공식사이트 아닌 대행업체 안내… 신청하면 2만원 결제

‘or’ 주소 써 혼동… 스폰서링크 주의를

A 씨는 미국 여행을 허가받기 위해 한 포털사이트에서 ‘미국대사관’을 검색했다. 전자여행허가 시스템의 정확한 명칭을 몰라 포털사이트 검색을 이용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대사관 홈페이지 주소와 함께 스폰서링크에 관련 사이트가 여러 개 올라왔다.

그 가운데 맨 윗줄에 있는 ‘미국전자여행허가제 ESTA-ESTA 신청 사이트’라는 곳을 클릭해 접속한 뒤 신청을 마치고 수수료 2만 원을 결제했다. 그러나 결제 뒤 ‘대행 사이트’라는 글귀를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A 씨는 “이 업체는 공식 전자여행허가(ESTA) 사이트인 것처럼 소비자를 유인한 뒤 추가 서비스가 없는데도 수수료를 2만 원이나 챙긴다”며 18일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 대행업체 수수료 챙겨

지난해 11월 17일부터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MP)이 도입되면서 90일 이내의 미국 여행에선 비자가 없어도 된다. 여행허가 전자시스템(https://esta.cbp.dhs.gov)에서 신상 등을 간단히 기록하기만 하면 인터뷰 절차 없이 미국 여행이 가능해진 것.

인터넷 주소가 복잡한 이 사이트를 찾기 위해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에서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미국대사관’ 등의 유사 검색어를 치면 ‘미국전자여행허가제 ESTA’ 사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업체는 공식 사이트가 아니라 수수료 2만 원을 내야 하는 사설 대행업체다.

해당 업체는 “우리만 ESTA 대행을 하는 것이 아닌 데다 사이트에 분명 ‘신청대행 사이트’라고 명시돼 문제될 게 없다”며 “잘못된 입력정보를 수정하고 비자 신청이 적합한지 등을 판단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답변했다.

○ 스폰서링크 파워링크 주의해야

이 사이트의 도메인은 흔히 공공기관을 뜻하는 ‘or’로 되어 있어 신청자들이 공식기관으로 착각하기 쉽다.

포털사이트 측도 연결주소 옆에 공식 사이트인 것처럼 설명해 놓아 신청자들이 속기 쉽다. 대행업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도 별 의심 없이 접속한 신청자들은 이를 무심히 넘기기 십상이다.

이 사이트가 포털사이트 검색 화면에서 맨 위에 떠 있는 것은 포털 측이 ‘스폰서링크’ ‘파워링크’ 등을 통해 업체 사이트를 띄우는 대신 광고비를 받기 때문. 포털 측은 ‘스폰서링크’ 등은 광고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공식 사이트 접속 방법>

미국여행 허가 전자시스템에 접속하려면 주소창에‘https://esta.cbp.dhs.gov’를 직접 입력하거나 미국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하는 것이 안전하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접속할 경우 ‘ESTA’ ‘미국 전자여행허가제’로 검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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