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송윤미 - 정지인 교수팀 연구
우리나라 질병 사망자 가운데 45.5%는 적절한 의료조치가 있었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건강의학센터 정지인 교수팀은 1983∼2004년 질병에 의한 한국인 사망 양상을 분석한 결과 2004년을 기준으로 ‘피할 수 있는 사망’이 인구 10만 명당 65명으로 질병 사망자의 45.5%에 달했다고 7일 밝혔다.
‘피할 수 있는 사망’은 적절한 의료적 중재가 주어지면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시기에 발생한 사망을 말한다.
송 교수팀에 따르면 피할 수 있는 사망자는 1983년 인구 10만명 당 173명에서 1987년 151명, 1993년 120명, 1997년 94명, 2000년 86명, 2003년 70명, 2004년 65명으로 21년간 62.4% 감소했다.
연구 방법과 기간이 다르기는 하지만 1974∼1985년 스웨덴 조사에서 피할 수 있는 사망이 19.8% 줄었고, 1980∼1997년 유럽 17개국의 연구에서 40.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감소 폭은 비교적 큰 것이다.
송 교수팀은 피할 수 있는 사망을 3개 군(群)으로 분류했다.
1군은 질병 원인이 밝혀져 일차예방으로 사망을 피할 수 있는 질환들. 뇌혈관 질환, 간암에 의한 사망률은 감소했지만 폐암 사망률은 소폭 증가했다.
조기진단과 치료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2군에서 위암에 의한 사망은 점차 감소했지만 유방암 대장암 직장암 사망률은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를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3군에서 호흡기질환 감염성질환 고혈압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크게 줄었지만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은 증가했다.
송 교수는 “지난 20년간 피할 수 있는 사망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일부 질환은 사망 감소 폭이 작거나 오히려 증가했다”며 “피할 수 있는 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보건의료서비스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과학회지 12월호에 실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