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고 묻혔던 서울 성곽 18km 윤곽 찾았다

  • 입력 2008년 12월 24일 03시 05분


경신고교 담장 - 장충동 주택가 축대 등

남아있는 성벽과 연결 정확한 위치 복원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옛 동대문운동장) 건립 용지에서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서울성곽이 123m(잔존 최고 높이 4.1m)나 발견되면서 조선의 600년 역사를 상징하는 서울성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96년 축성돼 서울의 조선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서울성곽(사적 제10호)은 서울 사대문을 이으며 총 18km에 이르렀지만 일제강점기에 상당 부분 헐렸다.

서울성곽은 북악산 일대에 비교적 잘 남아 있지만 서울 도심에는 종로구 누상동과 삼청동,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경내 등 극히 일부 지역에만 성벽이 있어 성곽이 어느 지역을 지나갔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동아일보는 일제강점기 지도와 현재 지도를 비교하고 발굴과 현지 조사를 통해 서울성곽의 위치를 분석한 발굴조사기관 재단법인 한울문화재연구원의 도움으로 23일 서울성곽의 정확한 위치를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도심 속 서울성곽의 흔적도 찾았다.

서울성곽은 서울 도심 지하 곳곳과 주택가, 학교 담장에 모습을 숨긴 채 600년 세월 동안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다.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발굴조사 결과 숭례문 좌우에서 성벽의 기초가 발견됐다. 그런데 숭례문 인근 빌딩 숲에도 숭례문에서 소의문(서소문)으로 이어지는 서울성곽의 흔적이 발견됐다. 대한상공회의소(중구 남대문로) 건물 앞 서울성곽은 2005년 발굴조사 결과 발견된 성곽 하부를 바탕으로 그 자리에 복원됐다.

창덕여중 후문의 담장에도 서울성곽이 숨어 있었다. 돈의문(서대문)과 소의문을 이었던 성벽은 2단 정도만 남아 학교 담장의 기단이 됐다. 한국사회과학자료원(종로구 사직동) 인근 주택들 사이에도 돈의문과 창의문(북소문)을 잇는 성벽의 일부(길이 50여 m)가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었다. 그러나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성벽에 기대어 있는 등 성벽 주변은 도로 공사로 어수선했다.

숙정문(북대문)과 혜화문(동소문)을 잇는 성벽 일부는 경신고등학교(종로구 혜화동) 담장의 일부가 됐다. 좁은 골목과 주택이 빽빽한 서울시장 공관(혜화동) 인근 주택가에도 서울성곽은 600년 세월을 지키고 서 있었고 장충초등학교 인근의 주택 밀집 지역(장충동)에 남은 성벽(광희문∼남소문)은 주택 축대의 일부로 전락했지만 200m 가까이 이어졌다.

한울문화재연구원은 올해 5월 옛 기상청 건물 인근 근린공원(종로구 송월동)에서 돈의문에서 창의문을 잇는 서울성곽 일부를, 2006년 남산 타워호텔(중구 장충동2가) 용지에서 남소문과 광희문을 잇는 성곽 일부를 발굴했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성곽의 정확한 위치와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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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 동아일보 윤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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