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온라인 게임, 한류 접속중

  • 입력 2008년 11월 25일 02시 59분


길고 긴 추운 밤 집안서 ‘클릭 클릭’… 게임 열기 후끈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추운 데다 밤이 길어 실내 활동시간이 많은 편이에요.

게임을 팔기에는 최적의 환경인 셈이죠.”

‘리니지2’를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 최근 러시아를 다녀온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러시아는 특유의 자연환경 및 문화 덕분에 게임시장이 잘될 수밖에 없는 나라”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 게임시장에서도 한류(韓流)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발달한 실내 여가문화와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러시아 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체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입니다.》

라그나로크-RF온라인-포트리스 블루 등 인기

러시아 시장조사기관인 IKS컨설팅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게임시장은 8억3500만 달러(약 1조2609억 원) 규모입니다. 그 가운데 온라인게임은 2005년 이후 매년 7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게임시장은 국내 시장과 성장 패턴 및 성격 등이 유사해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는 데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선 이미 ‘라그나로크’ ‘RF온라인’ ‘포트리스 블루’ 등 다양한 국내 게임들이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죠.

최근 ‘레퀴엠 온라인’을 러시아에서 론칭한 그라비티 측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게임이 유행하는 것과는 달리 러시아에선 한국처럼 PC 기반의 온라인게임이 인기”라며 “온라인게임으로 성공한 한국 업체들이 진출하기엔 매우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달 중순 러시아 업체와 계약하고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서비스하기로 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역시 “다중접속온라인게임(MMORPG)을 시작으로 캐주얼, 1인칭 슈팅(FPS) 게임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 한국 시장 초기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정부의 규제와 정책이 게임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깎아내린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비행 슈팅게임 ‘에이스온라인’을 수출한 예당온라인 관계자는 “러시아에는 불법 사설서버가 워낙 많은 데다 마피아가 이를 관리하기 때문에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고 털어놓더군요.

그라비티 러시아법인의 윤규환 지사장 역시 “불법 사설서버 운영자에 대한 규제나 처벌 기준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보니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가 대부분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남아 있는 사회주의나 관료주의 잔재가 국내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