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성장]‘싼 가격 좋은 기능’은 가라! 녹색 바람이 불어온다~

  • 입력 2008년 11월 24일 03시 01분


정보기술(IT)이 산업,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로 확산되면서 IT 사용에 따른 에너지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그린 I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린 IT에 대한 관심은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디지털기기와 가전제품 등을 만드는 기업들은 ‘친환경’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전기가 덜 들고, 인체에 덜 유해(有害)한 제품들을 시장에 쏟아내면서 ‘싼 가격, 좋은 기능’만을 찾던 소비자들의 기호도 점차 친환경으로 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에 부는 친환경 바람

세계 TV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올해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은 액정표시장치(LCD) TV인 ‘크리스털 로즈 디자인’ 시리즈의 돌풍에 힘입은 바 크다. 이 TV는 친환경 제품의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는 3월 초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투명한 크리스털 느낌의 신소재와 친환경적 디자인 공법을 적용한 초고화질(full HD) LCD TV인 ‘보르도 650’을 출시했다. 외관 디자인의 색감 표현을 위해 스프레이 방식을 배제해 100% 재활용이 가능한 이 TV는 유럽연합(EU)의 에코 라벨인 ‘Flower’를 취득했다.

이어 나온 ‘보르도 750’과 ‘보르도 850’, ‘깐느 750’ 등도 삼성전자의 친환경 모토를 그대로 잇고 있다. 특히 ‘보르도 950’과 ‘보르도 780’ 등은 기존 냉음극 형광램프(CCFL)와 달리 수은을 쓰지 않고, 소비전력이 적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채용해 친환경을 강조한 제품이다.

LG전자도 LED 백라이트유닛을 적용해 기존 LCD TV보다 소비전력을 최대 70%까지 줄인 ‘다비드 LED TV’를 내놓았다. 47인치 다비드 LED TV를 하루 5시간 시청할 경우 같은 크기의 기존 LCD TV보다 연간 13만 원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절전기능이 더욱 강화된 LG전자의 ‘스칼렛 LCD TV’(주변 환경을 감지해 밝기와 명암비 등을 자동 조절)와 ‘보보스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5단계 절전 모드 설정) 등도 친환경 제품으로 손색이 없다.

모니터 역시 마찬가지다. 모니터 외관을 친환경 소재로 만든 삼성전자의 ‘싱크마스터 T’, LED 백라이트유닛을 적용한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X20’과 LG전자 ‘엑스노트 P300’ 등은 노트북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들로 꼽힌다.

○가전제품도 ‘그린’ 열풍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에도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인체에 무해(無害)한 천연 유기물 신소재인 ‘에버맥스’를 지펠 냉장고에 채택했다. 최근에는 월간 소비전력을 기존 모델보다 14%나 낮춘 ‘지펠 사파이어’를 출시했다.

LG전자는 3분의 1 정도의 물만 데워 사용할 수 있는 ‘스팀 방식’을 이용한 드럼세탁기 ‘스팀 트롬’을 내놓았다. 특히 ‘절전스팀’ 코스는 같은 세탁력을 유지하면서도 23%의 절전 효과가 있고, ‘터보스팀’ 코스는 종전보다 50% 적은 전기와 물만 써도 기존 제품의 ‘삶음’ 코스와 같은 세탁력을 낸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무(無)세제 세탁이 가능한 ‘클라쎄 멀티플러스’를 출시해 친환경 가전 시장에 맞불을 놓았다. 이 드럼세탁기는 ‘정온 컨트롤 시스템’을 이용해 일반 제품에 비해 소비전력량은 40%, 물 사용량은 30%나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대우일렉은 또 냉매 사용량을 30% 이상 줄이면서도 열 교환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 ‘2008년형 클라쎄 에어콘’과 업계 최초로 DNA 필터를 적용해 환경호르몬 및 발암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청소기까지 내놓아 ‘친환경 가전 라인업’을 완성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디지털기기

삼성전자가 6월 출시한 ‘에코폰’(모델명 SCH-510)의 배터리 커버 등 일부 외장 소재는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쓴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표면은 항균 도료로 처리했기 때문에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부분은 매우 적다. 에코폰은 7월 환경부 산하 친환경상품진흥원으로부터 국내 휴대전화 중 최초로 ‘환경 마크’를 받기도 했다.

이 회사는 또 환경호르몬 유발물질이나 폴리염화비닐(PVC)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든 휴대전화(SGH-F268)를 8월 중국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프린터의 원료 취득,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모든 단계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에코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 절전모드는 물론 소음 최소화, 오존 방출 감소, 카드뮴 납 수은 셀레늄 등의 사용 최소화를 통해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HP도 2006년부터 토너와 잉크 등 소모품과 컴퓨터 하드웨어, 재충전 건전지 등을 무료로 수거해 자동차 차체 부품, 옷걸이, 플라스틱 장난감, 지붕 타일 등으로 재활용하는 ‘플래닛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후지제록스는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사용한 복합기와 함께 ‘페이저 8560’처럼 식물성 팜유 성분의 고체 잉크를 쓰는 제품도 내놓았다.

차량 내비게이션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파인디지털의 내비게이션 ‘보이스’에 채용한 지도 ‘아틀란 Wiz’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기준 연비, 순간 연비 등을 제공하는 ‘에코 드라이밍 모드’가 탑재돼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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