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99년 서정원 ‘유니폼 화형식’…라이벌의 이름으로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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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건 더비 매치가 존재한다.

도르트문트-샬케04(독일)의 ‘베스트팔렌 더비’가 있고, 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엘 클라시코’ 더비도 유명하다. 아스널-토트넘(잉글랜드)의 ‘북런던 더비’도 대표적인 예. 뿌리 깊은 라이벌 의식에 기인한 충돌이다.

K리그에도 이런 ‘클래식 더비’가 있다. 바로 수원과 안양(서울)이다. 두 도시를 잇는 1번 국도 지지대 고개에서 기인, ‘지지대 더비’로 불려온 양 팀의 맞대결은 재계 모기업의 경쟁심, 스타들의 빅뱅과 맞물려 늘 풍성한 화제를 뿌렸다.

또한 당시 김호 수원 감독(대전 시티즌)과 조광래 안양 감독(경남 FC)의 자존심을 건 사령탑 경쟁, 서로 ‘원조’라 주장하는 서포터스의 장외 열전도 한국 축구에 의미있는 스토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수원의 창단 작업을 함께 한 김 감독과 조 감독이 격돌해온 1999년부터 2003년까지가 하이라이트였다. 10승1무10패, 수치가 의미하듯 내용은 항상 극적이었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치열한 승부의 연속. 5년 내내 이어진 이들의 승부는 2004년 안양이 서울로 연고를 옮기며 의미가 조금 퇴색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 때의 추억을 곱씹는 축구팬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양 팀의 전쟁이 벌어진 적도 있다. 이란에서 열린 2002년 아시아 클럽 선수권 결승에서 만난 양 팀은 수원이 승부차기 끝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심지어 한국축구사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유다 논쟁’도 있었다. 마치, 토트넘 숄 캠벨이 아스널로 옮기며 불거진 사태처럼 안양에서 뛰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이적했던 서정원이 1999년 국내로 유턴할 때 수원에 안착,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당시 분노한 안양 팬들은 수원전을 앞두고 서정원의 유니폼을 태우는 ‘화형식’ 퍼포먼스를 전개하기도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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