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스프링’은 국운(國運)에 악영향 옮겨야…”

  • 입력 2008년 10월 23일 16시 02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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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의 ‘스프링’을 뜯어내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으면 국운(國運)에 악영향을 끼쳐 계속 나쁜 일이 생길 것이다.”

청계천을 상징하는 조형물 ‘스프링(spring·‘샘’이라는 뜻)’이 풍수학적으로 국가와 서울시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프링’은 일제 쇠말뚝 보다 치명적”

도시조경과 풍수이론 전문가인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김성균 교수는 23일 “요즘 나라에 흉악한 사고가 많이 생기고 국운이 흔들리는 것은 국가의 상징도시인 서울시의 조경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그 대표적인 예가 청계천의 스프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로부터 서울의 중심축인 관악산-남대문-경복궁 선상에는 불의 기운을 가진 조형물을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을 떠받치는 관악산 봉우리는 뾰족한 삼각형으로 불의 기운이 강하다. 이 때문에 서울에 화재가 많다 하여 조선시대엔 광화문 좌우에 해태상을 설치하고 중심축 주변에 조형물을 함부로 세우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 후 그 중앙에 불의 형상을 세웠으니 나라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는 일제가 조선의 기를 꺾기 위해 북한산에 쇠말뚝을 박은 것보다 더욱 치명적이다.”

그는 스프링에 대해 “붉고 뾰족한 끝이 불(火)의 형상이라 서울의 명당수 역할을 해야 할 청계천 물(水)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다”며 “빨리 뜯어내거나 다른 조형물을 세워야 청계천이 숨을 쉰다”고 했다.

김 교수는 최근의 남대문 화재나 촛불시위, 대형 살인사건 등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는 것엔 스프링의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프링 치우고 소나무와 바위 놓아야”

풍수학자인 우석대 김두규 교수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다.

김 교수는 “청계천은 조선시대부터 수도 서울의 상징으로 시민들의 정신적인 쉼터이면서 도시를 씻어주는 청간(淸澗)수 역할을 했다”며 “깨끗하고 신성해야할 청계천의 득수(得水)부에 철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형물을 세워 물을 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의 기운을 막는 것은 물론 도시의 중심에 비비꼬인 붉은 쇠말뚝을 박아놓은 듯한 느낌이라 나라와 서울이 꼬이고 있다”며 “스프링 조형물을 빨리 치우고 그 장소에 한국 정원의 상징인 소나무와 예쁜 바위를 놔야 어울릴 것”이라고 했다.

작품 세울 당시부터 많은 논란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해 2006년 9월 청계광장에 세워진 스프링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클라에스 올덴버그가 제작했다. 높이 20m, 폭, 6m, 무게 9t, 제작비 34억원의 파격적인 규모로 KT가 만들어 서울시에 기증했다.

올덴버그는 준공식에서 “작품을 만들 때 도자기와 한복, 보름달 등 한국적인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KT측은 “일상의 사물을 재해석해 유쾌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올덴버그는 물과 빛이 어우러진 스프링을 통해 생명의 근원인 샘의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조형물 제작단계붙터 ‘스프링’이 청계천 복원의 함축적 의미와 서울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을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미술계 일부에서는 “한국적인 미를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사람의 배설물 같다거나 다슬기 껍질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한 미술평론가는 당시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반 자연적인 다슬기 껍질이 한국 근대사의 굴곡을 상징하는 청계천의 복원의 역사적, 생태적, 문화적 의미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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