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 ‘사업 다각화’ 몸부림

  • 입력 2008년 10월 7일 03시 00분


■ 인터넷TV 등장 - 광고시장 위축에 위기감

인터넷TV(IPTV)의 등장과 광고 시장의 위축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케이블 업계의 대형 사업자들이 기존의 사업 영역 외에 새로운 생존의 길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투니버스 OCN 등 다양한 채널을 보유한 온미디어는 최근 방송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미디어는 1일 어린이 포털 ‘투니랜드’(www.tooniland.com)의 문을 열었다. 투니랜드는 투니버스 채널의 애니메이션 콘텐츠 중 1500편과 국내 만화작가들의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어린이 인터넷 사용자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또 어린이용 게임과 미국의 ‘세컨드 라이프’와 비슷한 온라인상 가상공간 ‘투니월드’도 서비스한다.

바둑TV를 갖고 있는 온미디어는 자회사 이플레이온을 통해 바둑을 기반으로 한 전략 게임 ‘바투’(www.batoo.com)를 만들어 11월 중순 서비스할 예정이다. 올해 이창호 이세돌 조훈현 유창혁 9단 등 프로기사들의 초청 대회를 개최한 뒤 내년에 대회 규모 총 30억 원의 세계 대회를 개최한다.

온미디어는 또 만화영화 ‘케로로 중사’의 캐릭터를 활용한 인터넷 게임 ‘케로로 파이터’와 게임 유저가 동영상 등을 손수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플레이플닷컴도 올해 잇따라 선보였다.

이영균 전략기획팀장은 “지난해 흑자 규모(600억여 원)에 버금가는 액수를 인터넷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방송 시장은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돼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방송과 인터넷’을 결합한 사업으로 장기 포석을 짰다”고 말했다.

대형 망사업자(MSO)는 거꾸로 콘텐츠 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최대의 MSO인 티브로드(태광 계열사)는 최근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티캐스트를 설립하고 방통위에 케이블 채널 3개의 등록을 신청했다.

티브로드가 채널 허가를 받으면 올 3월에 시작한 폭스라이프와 FX를 비롯해 E채널 폭스 등 총 7개의 채널을 보유하게 된다.

케이블 업계에선 MSO가 경쟁자인 IPTV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는 것이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고 판단해 콘텐츠 자체 제작과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일각에선 티브로드가 채널을 더 추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T SK 등 IPTV 사업자보다 자본력에서 밀리는 케이블 업체들은 공동 전선을 펴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메가TV SK브로드밴드 등이 신작 영화 등을 보여주는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를 통해 급성장했다고 보고 케이블 업계가 공동으로 VOD 작품을 구매해 각 채널에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케이블 유선망을 이용한 무선이동통신 사업으로의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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