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오프블로그]‘생각대로 하면 되고’ 박혜란 SKT 상무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7분


“金 놓친 박태환 광고도 준비했어요”

“상반기에는 ‘되고’에 집중

하반기부턴 ‘생각대로’

스토리텔링에 중점 둘 계획”

2008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끝난 지도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지난달 이웃나라 중국에서 펼쳐진 지구촌 축제는 한국의 여름도 한껏 달궈놓았죠.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스포츠 스타들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TV를 통해 자주 얼굴을 내비치더군요. 그렇다면 올림픽 마케팅으로 짭짤한 성공을 거둔 기업은 어디일까요. 아마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 선수가 광고모델로 있는 SK텔레콤은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달 중순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이 회사 브랜드전략실장인 박혜란(사진) 상무를 만났습니다. 박 상무는 ‘생각대로 하면 되고’라는 광고 시리즈를 ‘히트’시킨 인물입니다.

그는 5월경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되고 송’은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는 소비자가 채워넣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광고가 나간 뒤 각종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들도 앞 다퉈 ‘되고 송’을 만들어 불렀습니다. 그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죠.

올림픽 기간 그의 ‘족집게’ 실력은 유명 학원 강사의 수능 문제 맞히기와 비교됐습니다.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자마자 SK텔레콤의 ‘박태환 금메달 축하 광고’가 전파를 타 보는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죠. 사실 이 광고는 금메달을 땄을 때와 따지 못했을 때를 감안해 3개의 다른 버전이 준비돼 있었다고 박 상무가 귀띔하더군요.

장동건 등 5명의 연예인 야구단원이 버스에서 야구대표팀을 응원한 광고는 기대하지 않았던 야구 금메달로 덩달아 ‘대박’을 친 경우입니다.

“금 나와라 뚝딱 금메달이 되고, 은 나와라 뚝딱 은메달이 되고.”

인기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올림픽 되고 송’도 올림픽 기간에 음원 다운로드 4만 건, 싸이월드 BGM(배경음악) 다운로드 86만 건이라는 빅 히트를 쳤습니다.

SK텔레콤은 올림픽 직후 실시한 조사에서 ‘올림픽 광고 하면 떠오르는 광고’, ‘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기업’ 모두 1위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조사 대상(200명)이 적어 숫자를 공식화하기는 어렵지만 SK텔레콤의 광고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만은 분명합니다.

박 상무는 LG애드(현 HS애드)라는 광고회사에서 광고를 제작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으로 스카우트된 후 광고 제작을 발주하는 일을 맡았죠. 굳이 따지자면 ‘을’의 자리에서 ‘갑’의 자리로 옮긴 사례입니다.

자리는 달라졌지만 “기술가치는 사용 순간이 지나면 소멸되지만 여기에 감성을 집어넣어 문화 브랜드로 만들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그의 철학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박 상무의 포스트 올림픽 전략을 궁금해합니다.

“올해 마케팅의 화두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웹 2.0 시대에는 고객이 들어와서 직접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죠. 상반기에 ‘되고’라는 부분에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생각대로’라는 이야기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최근 TV에 나가는 연상녀의 생각대로, 가수 비의 생각대로 등이 그런 전략에서 나온 광고죠.”

이제 올림픽의 열기는 가셨고 사람들은 제자리를 찾아간 듯합니다. 광고계의 스타로 자리 잡은 박 상무가 또 한 번 성공신화를 써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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