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후 가장 많이 번역된 日작가는

  • 입력 2008년 7월 23일 02시 57분


미우라 아야코 ‘빙점’등 146편 1위

하루키 110편… 작품은 ‘설국’ 최다

광복 후 최근까지 국내에 가장 많은 문학작품이 번역된 일본 작가는 ‘빙점’의 미우라 아야코와 ‘상실의 시대’의 무라카미 하루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간된 ‘일본문학 번역 60년 현황과 분석’(소명출판)에 따르면 1945∼2005년 미우라의 작품은 ‘빙점’ ‘길은 여기에’ 등 모두 146편이 번역 출간됐다. 무라카미는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등 110편이 번역돼 2위를 차지했다. 두 작가는 각각 1960년대와 1990년대 국내 일본문학 붐의 선두로 손꼽힌다.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의 무라카미 류(67편), ‘인간경영’의 가지야마 도시유키(57편), ‘고층의 사각지대’의 모리무라 세이치(57편)가 뒤를 잇지만 1, 2위와 차가 크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일본 소설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으로 1960∼2003년 73회 출간됐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은 1960∼2005년 41회, 미우라의 빙점은 1965∼2004년 29회 나왔다.

번역 출간된 일본 소설의 시대별로 특징도 뚜렷하다. 1950년대는 광복 후 일본에 대한 거부감과 정치 혼란 등으로 거의 소개되지 않았으며 1960년대 들어 설국 등 순수 소설부터 번역이 시작됐고 빙점은 스테디셀러로 자리 매김했다. 197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독자들이 ‘읽는 재미’를 추구하면서 역사, 추리, 기업소설 등 대중소설이 번역됐다. 이노우에 야스시의 ‘돈황’, 마쓰모토 세이초의 ‘점과 선’ 등이 대표적. 이런 흐름은 ‘하얀 거탑’의 야마자키 도요코 등 여성 작가가 소개되기 시작한 1980년대까지 지속되다 1990년 이후 무라카미 하루키 열풍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본주의 소비경제와 그 조직을 짊어져야 하는 공허감을 마주한 젊은 세대를 그려 한국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2000년 이후에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에쿠니 가오리, ‘철도원’의 아사다 지로 등 영화가 먼저 알려진 작가들을 비롯해 ‘공중그네’의 오쿠다 히데오 등이 인기를 끌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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