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곗돈 붓고 할부로 연극 봐요”

  • 입력 2008년 7월 17일 03시 00분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의 한 장면. 사진 제공 극단 신명나게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의 한 장면. 사진 제공 극단 신명나게
월 1000원씩 내고 1년에 연극 1편을 본다.

극단 ‘신명나게’(서울 강북구 수유동)가 선보이는 ‘신나게공연볼계(契)’는 공연을 월 1000원씩 내는 할부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1년에 내는 돈이 1만2000원이므로 보통의 티켓 가격보다 싼 편이다. 먼저 1000원을 내고, 공연을 본 뒤 11달 동안 1000원씩 내면 되는 셈이다. 티켓 한 장 가격이 2만 원임을 고려하면 40%가 싼 것. 더욱이 극단이 은행수수료까지 감당해준다. 월 1000원이면 한 좌석, 월 2000원은 두 좌석, 월 3000원은 세 좌석을 살 수 있다.

관객으로서야 싸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극단으로선 손해 보는 게 아닐까? 극단 측의 설명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현재 계원은 100여 명이며 매달 들어오는 곗돈은 50만 원 정도. 은행수수료와 금융결제원 프로그램 수수료 등을 합해 10만 원을 빼도 매달 40만 원, 1년 동안 480만 원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계원이 불어나면 이 액수도 늘어난다. 극단 측은 이 액수가 “초대 관객으로 ‘빠지는’ 금액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관객도, 돈도 미리 ‘찜’해 놓을 수 있으니 도리어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이 계가 적용되는 첫 공연은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리랑소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열네 살 소녀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본 가족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김영하 씨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계원 30% 정도가 이 공연을 예매했다고 극단은 귀띔했다. 11월 공연되는 뮤지컬 ‘현정아 사랑해’에도 계는 적용된다. 공연계 신청은 홈페이지(hj-hh.cyworld.com) 또는 전화(02-900-0712)로 하면 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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