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REPORT]사회공헌 ‘기부 → 생활밀착형’

  • 입력 2008년 6월 30일 02시 57분


삼성·현대·SK·LG 등 임직원 모두 봉사활동 한마음

《국내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히 복지시설을 방문하거나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생활밀착형 활동으로 바뀌고 있다. 또 재난 복구나 조류보호 사업처럼 전문성이 없으면 좀처

럼 참여하기 힘든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소수의 자원봉사단을 중심으 로 한 활동에서 벗어나 거의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 생활밀착형 자원봉사에 나서는 삼성

삼성그룹의 사회봉사는 그동안 다른 그룹에 비해 비교적 ‘잘 짜여진 조직을 통해 촘촘히 관리돼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삼성사회봉사단을 중심으로 6개의 재단과 법률 및 의료봉사단이 있으며 봉사팀의 수효만 4300여 개에 이른다. 전국 100여 곳에서 자원봉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하드웨어’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계열사별로 사회공헌 활동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부문의 벽화 그리기 봉사단체인 ‘벽화수복(壁畵手福)’이다.

2007년 3월 발족한 벽화수복의 회원들은 취미인 벽화 그리기를 통해 사회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사회봉사협약을 맺은 수원여대 학생과 함께 어린이공원과 초등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꽃과 어린이 그림 등을 그리는 봉사를 해오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아름다운 소리 봉사단’은 음악을 자원봉사의 도구로 택했다. 이들은 소아암으로 투병하는 어린이를 돕기 위해 거리에서 음악 공연을 하며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재난 복구는 우리에게 맡겨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05년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재난구호 전문 사회봉사단을 만들었다. 여기에 소속된 인원만 2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2006년 여름 강원 인제군에서 일어난 수해 복구 활동부터 지난해 충남 태안군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에 이르기까지 여러 재해 복구 활동에 참가했다.

자동차가 그룹의 주력사업인 만큼 재난 지역의 차량 점검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인제군에서 수해가 발생했을 때는 400여 명의 정비인력과 64대의 정비지원 차량을 보내 수해 지역 차량의 무상 점검 서비스를 실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상으로 점검 서비스를 실시한 뒤 수리비는 30%를 깎아준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커 50%까지 감면했다”고 말했다.

○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사회공헌

국내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에 관심을 쏟으면서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는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의 신임 이사로 선출된 것도 이 같은 사례 중 하나다. UNGC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2000년 발족한 유엔 산하 기구.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은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면서 지난해 UNGC 회원으로 가입했다. 최 회장은 이달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UNGC 총회 폐막연설에서 “소득 불균형 등의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SK그룹은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 관계자는 “SK 자원봉사단에 가입한 임직원은 전체 인력의 93%인 2만2000여 명에 이른다”며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자원봉사단장을 맡으면서 임직원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환경보전사업 돋보이는 LG

LG그룹의 사회봉사는 복지와 문화, 교육, 환경, 언론 등으로 전문화된 5개 공익재단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LG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경보전사업. 국내 대기업에서 좀처럼 나서지 않던 환경보전사업에 1997년 뛰어들어 이 분야에서는 상당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LG상록재단은 2000년 국내 최초의 그림 조류도감인 ‘한국의 새’를 발간하는 등 조류보호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실명(失明) 단계는 아니지만 저시력으로 고생하는 이들의 실명 예방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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