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군기 든 천정명 최초 언론 인터뷰

  • 입력 2008년 6월 23일 09시 53분


사진 촬영=강원대 김상훈 교수(www.kishkim.com)
사진 촬영=강원대 김상훈 교수(www.kishkim.com)
영화 ‘헨젤과 그레텔’을 끝으로 돌연 입대해 대한민국 누나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배우 천정명(28). 5개월 가량의 군 생활 동안 그는 어떻게 변했을까. 동아닷컴은 지난 1월 2일 입대해 육군 30기계화보병사단 신병교육대(이하 30사단) 훈련 조교로 있는 천정명 일병을 만나봤다. “필승!” 밝은 햇살 아래 만난 청년은 스스로를 “강한 전사 천정명”이라고 씩씩하게 소개했지만, 특유의 ‘수줍은 소년의 미소’는 그대로였다.

사실 얼굴이 알려질 대로 알려진 톱스타가 일반 부대에서 조교로 복무하는 것은 드문 일. 영화배우 권상우나 이범수가 충남 논산훈련소 조교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것은 십수년 전 무명 시절 얘기다. 인기스타 천정명이 훈련소 조교로 복무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아버지께서 조교 출신이라 적극 권유 받았습니다. 중대장 훈련병 생활을 하면서 훈련병들을 지휘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또 아버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

때로는 엄해야 하는 조교 생활. 해맑다 못해 소년으로까지 보이는 이 ‘슈퍼 동안(童顔)’ 의 배우가 과연 조교 노릇을 잘 해내고 있는지, 행여 훈련병들 등쌀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처음에는 밖에서 연예인 생활을 하고 와서 훈련병들이 저를 조교가 아닌 배우 천정명으로 볼 까봐 두려웠습니다. 그것 때문인지 저도 훈련병들을 대할 때 위축되고…훈련병들도 싸인을 해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에 와선 마음 가짐을 다듬어 조교 다운 모습을 보이니까 훈련병들도 저를 ‘조교님’으로 봐주는 것 같습니다.”

내친 김에 천정명은 재미난 에피소드도 한 토막 들려 주었다.

“조교 임명장을 받고 투입된 각개전투 훈련에서 훈련 특성상 조교가 훈련병에게 엄하게 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얼차려를 준다든지, 큰 소리로 꾸짖는다든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 훈련병들이 보기에는 제가 쉽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설마 연예인이 큰 소리 지르고 얼차려를 줄까’하고……. 그런데 큰 착각들을 한 거죠. 저는 군 생활 시작하면서 군복을 입고 있는 동안은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완전 버리자는 각오로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엄하게 했더니 훈련병들이 제 눈을 슬슬 피하더라구요. 물론 수료할 무렵엔 오해를 풀었습니다만……. ^^;;”

그가 군 생활을 잘한다는 소문은 맞는 것 같았다. 원래는 7월에 달 일병 계급장을 2개월이나 앞당겨 조기 진급했다니 말이다.

“조기진급은 제가 군 복무를 하는 데에 있어서 좀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근이 되기도 하고 채찍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동료들이 전하는 천정명은 ‘분위기 메이커’. 신병1중대장 허철민(28)은 “동료들과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연예인이라는 주목받는 일을 하다가 군대에 왔기 때문에 사실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이 했다. 쉽게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눈치여서 괜한 선택을 하게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하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쟤가 진짜 연예인 이었나’ 싶을 정도로 그 어느 누구보다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병 박우람(21)은 “평소엔 웃으면서 힘든 일 없냐고 먼저 물어 와주고,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챙겨주지만 교육훈련 중에는 호랑이”라며 “밖에서 연예인 할 때도 멋있었는데, 지금은 더 멋지다. 제대하더라도 계속 형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병역의무는 한창 활동해야 할 20대의 남자 연예인들에게 걸림돌임에 틀림없다. 이런 저런 편법을 쓰다 병역비리에 연루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톱스타들도 적지 않다.

천정명은 “남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경험해 보면 얻는 게 분명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저도 입대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모범 군인답게 부대 자랑도 잊지 않았다.

“30사단 신병교육대는 ‘각오한 자에게, 각오한 이상의, 강인한 훈련을’이라는 모토 아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합니다. 훈련 강도는 전군 최고의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격 훈련 100% 합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실제로 올해 8개 기수 모두가 벌써 합격률 100%를 달성 했습니다.”

끝으로 그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했다.

“군 생활을 시작한지 5개월 지났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많이 기다려 주시고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영상=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yjjun@donga.com

글=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사진=강원대 김상훈 교수(www.kishkim.com)

취재 협조=대한민국 육군 월간 웹진(www.army.mil.kr/webzine)

*육군 인터넷 홈페이지 'ARMYZINE' 코너에 오시면 또 다른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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