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충무공의 혼 흩날리는 하얀 꽃바다

  • 입력 2008년 4월 11일 02시 59분


《진해군항제(제46회)가 한창이다. 올 축제는 1일 개막해 일요일인 13일까지 계속된다. 올해도 거리의 벚꽃은 화사하게 피어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로망스다리가 놓인 여좌천, 장복산과 안민고개 등 진해 시내 곳곳을 새하얗게 단장했다. 그 벚꽃 핀 진해를 지난주 국내 최초의 크루즈십인 팬스타 허니호를 타고 뱃길로 찾았다.》

군항 도시 진해. 이곳만큼은 배로 찾아야 제격이다. 일제가 왜 이곳을 군항으로 개발했는지, 한국 해군은 왜 여기서 첫 업무를 시작했는지 궁금했던 모든 것이 크루즈십으로 진해항에 들어서는 순간 풀렸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팬스타 허니호로 진해를 찾은 것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진해항. 누가 봐도 바다의 요새다. 그 근거는 지형이다. 북으로는 창원시와 경계를 이룬 장복 불모 두 산, 동으로 마산과 경계를 이룬 시루봉 천자봉 산자락에 두 팔로 껴안긴 형국이다. 뱃길 아니고서는 절대로 넘볼 수 없는 완벽한 은닉처다.

‘군항제’라는 이름에 아직도 의문을 품은 이가 많다. ‘진해벚꽃축제’라고 해도 좋으련만 굳이 군항제라고 붙인 이유는 뭘까. 그 답의 중심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있다. 진해가 우리나라 최초로 충무공 동상이 세워진 곳임을 안다면 이해가 될 터인데 6·25전쟁 중이었던 1952년 4월 13일의 일이다. 진해시내 북원로터리 동상이 그것이다.

군항제는 이후에 거행된 충무공 추모제에서 비롯됐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역할도 컸다. 진해를 자주 찾던 대통령은 진해가 세계적인 벚꽃도시로 피어나기를 원했다. 이후 진해시의 노력으로 가로수로 심은 벚나무(제주산 토종 왕벚나무)가 30만 그루나 됐다. 군항제도 200만 명이 찾는 축제로 발전했다. 그 이면에는 일제에 의해 개발된 군항이라는 아픈 역사도 있다. 이곳 남해에서 왜적을 무찌른 충무공의 정신, 한국 해군의 첫 임지라는 사실을 토대로 진해군항의 역사를 우리 것으로 키워내자는 의지로 그 이름은 ‘군항제’가 됐다.

화사한 벚꽃은 진해 어디서든 본다. 가로수가 모두 벚꽃인 덕분이다. 마산 창원에서 오자면 장복, 마천 두 터널 중 하나를 지난다. 그런데 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또 다른 터널이 열린다. 가로수의 벚꽃이 이뤄낸 꽃 터널이다. 여기가 여좌동, 진해에서도 벚꽃길 아름답기로 이름난 그 동네다. 벚꽃길은 장복산 공원에서 남쪽 태평동 해안의 해군사관학교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에 여좌천이 흐르는 주택가, 진해역, 축제 중심장인 중원로터리, 해군사관학교가 일직선으로 놓인다. 도로가 팔방으로 뻗은 중원로터리에는 골목마다 팔도장과 함께 먹을거리 장이 섰다. 제황산공원도 이 근처다.

창원과 진해를 잇는 안민도로 역시 벚꽃길이 아름답다. 군항제 때만 개방하는 해군사관학교와 진해기지사령부, 진해 시내를 조망하는 전망타워가 있는 제황산 공원 모두 벚꽃관광객에게는 ‘참새 방앗간’격의 명소다. 그러나 젊은 세대의 취향은 좀 다르다. 여좌천의 로망스다리를 주로 찾는다.

‘로망스’라는 이름은 동명의 TV드라마에서 왔다. 이 곳의 로맨틱한 벚꽃 풍광이 드라마 배경으로 소개된 후 찾는 사람이 늘었다. 300m가량 주택가를 관통하는 폭 4m의 이 개천은 온통 하얀 벚꽃으로 뒤덮였다. 중간 중간에 놓인 나무다리에서 바라다보이는 그 풍경. 인간 세상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만큼 기막히다.

○ 여행정보

◇찾아가기 ▽철도=KTX 경부선 밀양역에서 내리면 진해행 새마을호로 연결. ▽손수 운전=대전통영고속도로∼진주 갈림목∼남해고속도로∼서마산 나들목∼국도 2호선∼창원∼장복터널∼진해. 군항제 기간에는 △마산: 장복터널(국도 2호선) △창원: 안민터널(국도 25호선·토 일요일 통행 금지) △부산: 웅동 옹천 혹은 창원터널로만 진입 가능. ▽문의처 △관광안내소 055-545-0101 △교통안내(경찰서) 055-543-5001

◇맛집 ▽옛날된장뚝배기=된장뚝배기는 물론 나물과 생선 멸치젓갈 두부 등의 반찬과 밥까지도 옹기에 담아 내는 가정식 정식 상차림. 모든 반찬을 넣고 썩썩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5000원. 진해역 부근. 055-545-3744

◇패키지여행상품 ▽군항제 버스투어(하루 일정)=13일 오전 7시 서울 광화문 출발, 3만3000원.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진해=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특집팀 조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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