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 일은 가장 많이 하고 삶의 질은 바닥권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OECD 통계로 본 한국인의 삶

근로시간 연평균 2357시간… 30개국 중 최고

문화 여가 지출은 GDP의 4.5%… 27위 그쳐

한국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 가운데 가장 오래 일하지만 노동생산성은 바닥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여가 등 삶의 질도 하위권을 맴돌았고 공교육비 부담도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 오래 일하지만 소득은 낮아

8일 OECD가 내놓은 ‘2008년판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년 한국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05년(2354시간)보다 3시간 늘어난 2357시간으로 30개 회원국 중 가장 길었다. 회원국 평균 근로시간 1777시간에 비해 32% 더 일했다.

일하는 양에 비해 ‘소출(所出)’은 매우 낮았다. 2006년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3038달러로 23위였다. OECD 평균은 3만1469달러.

2006년 노동시간당 GDP는 미국(100)을 기준으로 한국은 41로 조사돼 △터키(29) △멕시코(32) △폴란드(38)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일본은 71이었다.

노동시간당 GDP가 미국을 앞선 국가는 △룩셈부르크(143) △노르웨이(141) △벨기에(104) △네덜란드(102) △아일랜드(102) 등이었다.

한국의 노동시간당 GDP 증가율은 2005년 4.5%로 2위였지만 2006년에는 3.4%로 3위로 내려앉았다.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2005년 2위(5.9%)에서 2006년 4위(4.6%)로 하락했다.

○ 삶의 질은 OECD 바닥권

여가나 문화 등의 삶의 질도 낮았다. 2005년 기준 한국의 문화, 여가 지출액은 GDP의 4.5%로 27위를 차지했다. 1인당 총 보건지출액(26위)도 바닥권을 맴돌았다. 자동차 100만 대당 사고는 491.2건으로 2위였다.

소비자물가는 OECD 회원국 평균(100)과 비교해 78(24위)로 조사됐다. 2000년을 100으로 한 2006년 기준 소비자물가 지수는 120.5(9위)로 OECD 회원국 평균(116.6)보다 높았다. 물가는 낮은 편이지만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높다는 뜻이다.

한국인이 초중고교와 대학 등 공교육에 지출하는 교육비는 2004년 기준 2.8%로 OECD 국가 중 1위였다. OECD 평균은 0.7%. 학교에 내는 각종 수업료와 납부금 부담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사교육 열기까지 감안하면 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는 셈.

한국인의 높은 교육열 덕분에 60여 개국 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2006년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읽기 분야는 1위, 과학은 5위, 수학은 2위를 차지했다.

전체 노동인구 대비 일하지 않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9.1%(28위)로 나타나 인구 고령화의 단면을 보여줬다. 외국인 인구 비율은 2005년 0.4%(25위)에서 2006년 1%(20위)로 상승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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