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행 중심 메가뱅크 설립 추진

  • 입력 2008년 4월 2일 03시 03분


李대통령, 금융위에 검토 지시

한국산업은행, 우리금융, 기업은행을 합쳐 ‘메가뱅크(MegaBank)’를 설립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30위권, 자산 규모 500조 원대의 초대형 금융회사가 탄생한다. 1일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메가뱅크 방안을 포함해 정부 소유 은행의 민영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위는 업무보고에서 “산업은행은 민영화를 통해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우리은행이나 기업은행은 (상업)은행 중심의 국제적 플레이어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금융업에서) 규모의 경쟁력이 대두되고 있다”며 “4월에 우리은행이나 민간 소유 은행 중심으로 (메가뱅크 설립을) 다시 논의하자”고 말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국의 경제 규모는 동북아시아에서 3위인데 국내 최대 은행의 순위는 세계 70위”라며 “산업은행 민영화를 계기로 (메가뱅크를) 안 한다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없는 만큼 심도 있게 검토한 뒤 최종 방침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일 “정부가 보유 은행을 민영화하기 위해 메가뱅크를 추진하면 7조, 8조 원을 조달해 산업은행의 IB 부문과 기업은행, 대우증권을 자회사로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민영화 일정을 이달 중 확정하려던 금융위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메가뱅크 방안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처음 제기됐고 재정부가 검토해 왔으나 금융위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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