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퇴 앞둔 빌 게이츠의 탄식·소망·선물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스탠퍼드大서 ‘사회환원’ 강연… SW기부 ‘드림 스파크 프로젝트’ 발표

“나는 17세 때부터 풀타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위해 일해 왔습니다. 그런 내게 은퇴란 분명 삶의 큰 변화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여러분들이 기술 연구의 ‘비약적 발전(huge breakthrough)’을 이뤄 내는 주인공이 되길 바랍니다.”

MS 창업자로 올해 7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빌 게이츠 회장은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러앨토 시(市)에 있는 스탠퍼드대 기념관에서 ‘소프트웨어, 혁신, 사업가 정신, 그리고 그것의 환원(giving back)에 대해서’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부슬부슬 잔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학생들은 강연 시작 1시간 전부터 기념관 앞에서 100m 넘게 줄을 서면서 입장을 기다렸다.

오후 3시 반. 1700여 석의 강당 좌석이 학생 및 대학 관계자, 취재진 등으로 가득 들어찼다. 존 헤네시 스탠퍼드대 총장의 소개에 이어 감색 면바지에 푸른 남방 차림의 게이츠 회장이 무대에 등장하자 학생들은 박수와 함께 큰 환호를 보냈다.

MS는 전날 저녁 자사(自社)의 개발자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10종을 연말까지 세계 각국의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에게 내려받기 형태로 무료 제공하는 ‘드림 스파크(Dream Spark)’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드림 스파크에 포함된 ‘비주얼 스튜디오’ 등은 웹사이트, 게임, 그래픽, 서버관리 프로그램 개발에 이르기까지 인터넷과 컴퓨터에 관련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개발자 전용 프로그램이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100달러에서 최대 1000달러를 웃도는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쓸 수 있게 제공한 것에 대해 “학생들이 개발자로서 보여 줄 능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사진, 영화, 음악, TV 등 일상의 콘텐츠를 혁신적으로 바꿔놓았고 모든 산업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은퇴 후 부인과 함께 세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세계 각국의 교육과 복지 환경 개선에 주력할 뜻을 밝힌 바 있는 게이츠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도 후진국의 어린이 의료복지 및 교육 환경 개선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일례로 “모잠비크 어린이들은 대부분 죽는 순간까지 단 한 차례도 의사를 만나지 못한다”며 “여러분이 상상할 수도 없는 생활을 하며 죽어가는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은 1200만 명에 이르지만 이들은 기술 발전의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게이츠 회장은 대학과 기업,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여러분의 지식과 능력을 남을 돕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꿔나가는 것에 써 주세요. 소프트웨어는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마법’을 제공할 것입니다.”

팰러앨토=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영상취재: 동아일보 경제부 임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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