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 최대 쇠고기 리콜…‘병든 소 도축’ 2년간 유통

  • 입력 2008년 2월 19일 02시 59분


‘일어서지 못하는 소들을 인부들이 발로 찬다, 걷지 못하는 소들을 지게차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지난달 말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라는 단체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은 미국 사회에서 동물 학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결국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쇠고기 리콜로 이어졌다. 동물 학대 논란이 식품 안전 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미 농무부는 17일 캘리포니아 치노의 웨스트랜드·홀마크 미트사 도축장에서 2006년 2월 이후 나온 모든 냉동 쇠고기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총 6만4350t 분량이다. 이 회사 쇠고기는 미 전역의 학교 급식과 일부 패스트푸드 업체에 납품돼 왔다.

농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대받은 소들은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병에 걸린 ‘다우너(downer) 소’들이었다. 규정상 다우너 소는 식품으로 사용될 수 없다. 광우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일반 소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우너 소가 발견되면 즉시 연방정부 수의사에게 통보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이 회사는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인간 건강에 미칠 위험도는 2등급으로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농무부 관리들은 “리콜 대상 쇠고기 대부분은 이미 소비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쇠고기를 먹고 질병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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