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스럽지만 사명감으로…흉부외과 ‘따뜻한 의사’모인 곳”

  • 입력 2008년 2월 6일 03시 01분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사진 제공 삼성서울병원
MBC 의학드라마 ‘뉴 하트’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1월 마지막 주 평균 시청률 27.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로,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가운데 4위.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인공인 대학병원 흉부외과장 최강국(조재현)의 모델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그 모델은 이영탁(53·사진)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

작가 황은경 씨는 드라마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2년 동안이나 이 교수 등을 취재했다. 드라마에 선혈 낭자한 수술실 장면이 매회 등장하는 것도 이 교수에 대한 취재 덕분.

황 씨는 “흉부외과 권위자로 소개받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인간적 면모에 반해 모델로 삼았다”며 “드라마에서 보는 최강국 집에 비해 훨씬 후줄근한 집, 업무 강도에 비해 적은 수입에도 그저 사람 고치는 낙으로 사는 모습에서 평범하지 않은 순수함을 봤다”고 말했다.

황 씨의 말처럼 이 교수의 반응은 우선 겸손했다. 5일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그렇게 정의롭게 나오는 주인공 의사의 모델이라니 당치 않다”며 껄껄 웃는 이 교수.

“한국에는 미국과 달리 본격적인 병원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별로 없죠. 작가분이나 조재현 씨를 만나면서 드라마를 몇 차례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디테일에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의사와 환자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상당히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교수가 지적한 ‘옥에 티’는 주로 수술실 장면이다.

“사소한 일이지만 수술실에 들어간 집도의는 손으로 수술도구 외에 아무 것도 만지면 안 됩니다. 손은 멸균 상태지만 수술복은 그렇지 않아요. 다른 의사의 멱살을 잡거나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은 드라마니까 가능한 설정입니다. 실제로 그랬다간 큰일 나죠.”

하지만 수술 결과에 불만을 품은 환자의 소송과 그로 인해 괴로워하는 의사의 이야기에는 특별한 공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그런 일 때문에 병원을 떠나거나 수술을 피하려 하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주인공 최강국처럼 ‘어떻게든 환자를 살리겠다’는 이상을 지닌 의사들이 모인 곳이 흉부외과입니다. 병원 현장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져 환자와 소통하는 창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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