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7명 나눠준 떡 20개 못먹은 까닭은?

  • 입력 2008년 1월 26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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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中企회장 ‘문화차이’ 소개

“반찬 단무지 수 다르다” 항의에 곤욕 치르기도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 7명에게 20개의 떡을 주면 어떻게 나눠 먹을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개성공단 현황 및 발전 과제에 대한 강연을 하면서 소개한 북한 근로자의 이야기가 화제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 운영 초기에 나타난 남북의 문화 차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창사 기념일 등에 떡을 돌리면서 별생각 없이 작업반마다 한 봉지씩 나눠 줬다. 우연히 7명이 있는 곳에 떡이 20개 들어 있는 봉지가 가는 바람에 북측 근로자가 어떻게 나눠 먹어야 하는지 고민하느라 먹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간식으로 라면이 나올 때 반찬으로 주는 단무지 수가 다르거나 동탯국에 들어간 동태 토막 수가 같지 않다고 심각하게 이의를 제기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나눠 줬는데 빈 봉지가 나오지 않아서 알아보니 아이에게 주려고 먹지 않고 가져가는 것이어서 이후 2개씩 줬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다만 이런 모습들은 초기에 나타난 현상일 뿐 지금은 남북 근로자가 서로를 닮아 가고 있다”며 “북한 근로자도 남한 기업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행정에 문제가 더 많아서 출입사무소(CIQ)를 오가며 매번 작성하는 검역질문서와 세관신고서를 없애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중순 개성공단을 방문해 직접 겪어 보고 바꾸라고 지시했으나 여러 차례 확인한 끝에 8일에야 해결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개성공단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한 기업인은 “처음 공장에 오는 북한 근로자는 피부색도 어둡고 표정도 밝지 않은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근무하면 건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고깃국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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