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김규식 장군 후손도 참변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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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아버지 초청으로 입국… 일주일 만에 주검으로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로 목숨을 잃은 중국 동포 김군(26) 씨가 독립운동가 김규식 장군의 후손으로 밝혀졌다.

숨진 김 씨의 아버지 김용진(57) 씨는 이상룡 지청천 장군과 함께 독립군 서로군정서를 조직해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 김규식 장군의 외증손자다.

2000년에 한국에 와 2005년 유공자 후손으로 특별 귀화한 김용진 씨는 중국에 있던 아들이 보고 싶어 지난해 “한국에서 일해 보라”며 김군 씨를 불러들였다.

김군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입국한 뒤 한국에서 처음 맞는 새해 첫날을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2일부터 일당 7만 원에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이천시 냉동창고에서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말한 김용진 씨는 현재 서울 구로구에 있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22만 원짜리 단칸방에서 부인과 함께 지내고 있다.

김용진 씨는 “항상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아들은 중국 국적으로 불에 타 숨져 보상마저 불투명한 상태”라며 “조국이 내 아들의 목숨마저 차별한다면 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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