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입사선호 기업 제2부]<30>대한생명“가장 높은 곳에서”

  • 입력 2007년 12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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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69년 신동아 거쳐 2002년 한화로

63빌딩.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이 건물은 일반인에겐 그저 국내 초고층 빌딩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한생명 임직원들에게 63빌딩은 ‘살아있는 기업의 역사’다.

1985년 63빌딩 준공을 계기로 대한생명 임직원들은 ‘하면 된다, 우리는 한 가족이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후 사세(社勢)가 급속히 커지면서 대한생명도 한국 최고 빌딩의 이미지에 걸맞게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 듯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63빌딩이 노후하듯 대한생명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외환위기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사태를 맞은 것이다.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한 뒤 임직원들은 다시 일어섰다. 63빌딩은 이때도 임직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정신적 거점 역할을 했다.

대한생명은 1946년 국내 자본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토종 생명보험사다.

당시 재계 중진인 강익하 씨가 순수 토종 보험사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생보사를 설립한 것이다. 초기에는 ‘한국생명’이라는 사명(社名)이 거론됐지만 광복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 ‘대한독립 만세’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현재의 이름으로 정했다.

이때부터 대한생명에는 최초의 토종 생보사라는 자부심과 부담이 동시에 지워졌다. 영업활동 하나하나가 보험업계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실제로 대한생명은 1969년 신동아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갈 때까지 23년간 국내 생보시장을 주도했다.

신동아그룹이 대한생명을 경영한 기간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보유 계약 규모가 급증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측면이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1978년 지역본부 개념을 도입해 전국 영업망을 구축하면서 영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대목은 지금까지도 높게 평가받는다.

반면 경영진이 계열사에 대한 부당대출을 지시하는 등 잘못된 경영행태로 부실을 키워 결과적으로 대한생명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2> 오일쇼크-환란…‘2번의 위기 2번의 기회’

대한생명은 창립 이후 61년간 2번의 큰 위기와 2번의 큰 기회를 맞았다. 모두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위기는 국제 석유가격이 급등한 1979년의 2차 오일쇼크 때 찾아왔다. 유가와 함께 물가가 치솟으면서 소비가 위축됐다.

갑자기 생계가 곤란해진 가구가 많아져 보험업계 전체에 걸쳐 신규 계약건수가 줄어든 반면 보험금 지급액은 늘었다.

이때 대한생명은 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했다. 사망보험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객을 찾아다닌 결과 1979년 11월 대한생명이 보유한 보험계약 규모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고, 총자산 규모도 1000억 원을 웃돌았다.

첫 번째 위기를 넘긴 대한생명의 성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총자산이 1985년 63빌딩 준공 직후 1조 원에 육박했고, 1996년에는 10조 원에 이르렀다. 2차 오일쇼크 이후 불과 17년 만에 총자산이 100배 규모로 증가한 것이다.

63빌딩 준공 이후 이룬 대한생명의 비약적인 성장은 ‘한강의 기적’에 비유될 정도였다.

성장 속도가 너무 빨랐던 것일까. 1997년 말 한국 경제를 강타한 외환위기로 대한생명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대한생명의 이미지는 바닥권으로 떨어졌다. 2차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올해로 입사 14년째인 장진옥 과장의 회상.

“1999년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정조사를 받던 때 매일 야근하고 아침 6시에 출근하는 생활이 반복됐어요. 토요일 오후 9시까지 일하고 퇴근하는데 불꽃축제가 열렸더군요. 여의도에서 마포까지 걸으며 봤던 그 불꽃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는 밝게 솟구쳤다가 이내 사그라지는 불꽃을 보면서 대한생명의 과거와 현재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생명은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한화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조직을 재정비하고 영업을 강화해 창립 60주년이던 지난해 연간 수입보험료가 10조 원을 돌파했다. 1987년 수입보험료가 1조 원을 넘어선 지 19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현재 생보업계에서 삼성생명에 이어 부동의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3>“情으로 뭉친 기업문화가 성장 동력”

이처럼 위기 때마다 대한생명이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대한생명 임직원들은 하나같이 “정(情)을 중시하는 회사 분위기”라고 말한다.

임동필 대한생명 감사팀장이 기억하는 ‘남편들의 편지’ 사건은 대한생명 조직의 특성을 잘 보여 준다.

1999년 영업교육을 담당하던 임 팀장이 보험설계사들을 인솔해 연수 장소로 이동하던 중 빗길에 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나 많은 사람이 다쳤다.

다른 회사 같으면 인솔 팀장의 책임을 물어 보직 해임해야 할 상황. 그때 임 팀장을 구한 건 이른바 ‘아줌마 설계사’의 남편들이었다. 당시 남편들은 ‘임 팀장의 책임이 아니니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경영진에게 보냈다.

이처럼 정으로 뭉친 대한생명 기업문화는 연금보험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은퇴자산 캠페인에서 큰 효과를 내고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로 다가서는 마케팅에 힘입어 고객 가입률이 크게 늘었다. 올해 5∼9월에 신규 계약한 연금보험료만 35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

김용동 대한생명 남부지원단장은 “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문화 덕분에 대한생명 임직원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더 단결하고 더 강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직원 복리후생 ‘업계 최고 수준’

근속연수-직급따라 복지카드 지급

학원-병원-스포츠센터서 사용 가능

최고 5000만원 주택자금 저리 융자

대한생명 법인기획팀의 이달윤(33) 대리와 이길우(33) 대리.

2001년 입사 동기인 두 사람은 올해 8월,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배낭여행을 14박 15일간 다녀왔다.

이들이 장기간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대한생명의 사내(社內) 복지제도인 해외체험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여행을 원하는 직원에게 항공료와 여행경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 대한생명은 직원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

대한생명의 다양한 직원 복지제도는 보험업계 최고수준으로 꼽힌다.

대한생명은 직원들이 자기계발에 힘쓸 수 있도록 카페테리아 플랜(선택적 복리후생제도)을 통해 일정금액이 충전된 복지카드를 지급한다.

임직원들은 근속연수와 직급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는 이 카드로 학원이나 스포츠센터에 등록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고 책, 의약품을 구입하거나 병원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취미활동을 위해 레포츠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한생명은 또 자녀 학자금, 경조비, 이사비 등 기본적인 생활지원 제도 외에 체력단련 휴가(5일) 등 다양한 휴가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재충전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보험회사답게 사망 시 최고 3억 원까지 지급되는 단체생명보험에도 가입해 암, 성인병 등 각종 질병에 대비하고 있다.

이 밖에 국민주택 규모 이하일 경우 직급에 따라 최고 5000만 원까지 낮은 금리로 융자해 주는 주택마련 지원책도 갖췄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Q&A / 외모 많이 본다던데

최상 서비스 제공 가능한지 고객지향 마인드만 봅니다

대한생명 임직원 연봉 현황
직급연봉평균 재직기간
임원1억∼수억 원
부장8300만 원
차장7200만 원6년
과장5800만 원6년
대리4700만 원5년
사원3600만 원4년
2006년 기준으로 성과급을 제외한 세전 금액. 성과에 따라 매년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자료: 대한생명

대한생명 입사 희망자들이 궁금해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회사 측이 답변한 내용을 소개한다.

Q: 대한생명이 원하는 인재상은….

A: 한마디로 요약하면 ‘신의와 열정을 바탕으로 최고를 향해 도전하는 글로벌 금융 전문인’이다. 금융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과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는 신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Q: 입사 평균 경쟁률은….

A: 매년 차이는 있지만 평균 100 대 1이다.

Q: 취업 때 우대하는 전공이나 자격증이 있나.

A: 일반적으로는 전공을 불문하고 모집하지만 상품개발과 책임준비금 산출 등 계리분야의 경우 수학 통계학 전공자와 보험계리사 자격증 보유자를 우대한다. 재무 분야는 공인재무분석사(CFA), 공인회계사(CPA), 재무위험관리사(FRM) 등 관련 전문 자격증 보유자를 우대한다.

Q: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외모를 많이 본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A: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고객지향 마인드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Q: 이 회사 보험에 가입해 있으면 입사에 유리한가.

A: 그렇지 않다. 대한생명 보험 가입 여부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보험업 또는 금융업 전반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지원자는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Q: 빚이 있거나 신용불량자이면 취업에 불리한가.

A: 그렇지 않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단, 전형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알게 되면 향후 계획에 대해 확인한다.

Q: 야근은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는가.

A: 야근은 근무 부서와 담당 업무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야근을 자주 하는 부서라도 통상 주 1회 정도다. 하지만 전체적인 업무 강도는 약하지 않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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