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변혁을 꿈꾸다]<5>맞춤형 아파트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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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부에 움직이는 벽체만 디자인해 넣어도 내부 공간을 변형할 수 있다. 두 세대는 가운데 테라스를 기준으로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고 움직이는 벽체를 두 세대의 보조 현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그래픽 ㈜제이이스워킹
▲아파트 내부에 움직이는 벽체만 디자인해 넣어도 내부 공간을 변형할 수 있다. 두 세대는 가운데 테라스를 기준으로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고 움직이는 벽체를 두 세대의 보조 현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그래픽 ㈜제이이스워킹
▲이제는 벽체도 곡선이 될 수 있다. 하나의 긴 벽체는 공간을 유연하고도 유기적으로 구획해 세대 간의 개성을 드러내게 한다. 컴퓨터그래픽 ㈜제이이스워킹
▲이제는 벽체도 곡선이 될 수 있다. 하나의 긴 벽체는 공간을 유연하고도 유기적으로 구획해 세대 간의 개성을 드러내게 한다. 컴퓨터그래픽 ㈜제이이스워킹
지금의 획일적인 아파트 주거환경으로는 변화하는 라이프사이클에 대응하기 힘들다. 세월이 흐르면서 삶이 변화하고 인식이 바뀌는데도 현실은 동일한 공간 속에 우리를 맞추고 살 수밖에 없게 만든다. 동일한 면적에서도 가족의 구성원 또는 활용도에 따라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변화 가능한 맞춤형 아파트가 필요한 시기다.

○라이프사이클과 공간의 유연성

아파트 면적으로 보면 30, 40대에게 가장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자녀들의 활동 공간과 교육 공간이 가장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혼한 자녀들과 동거하게 된다면 아파트 내에 두 세대 간의 독립성이 요구된다. 그 자녀들이 독립하고 노부부만 남을 경우엔 자녀들이 사용했던 공간에 대한 효율적 대책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중대형(40∼50평형)을 기준으로 공간 변화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아파트 내부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현관을 기준으로 테라스(A)를 두어 전체 공간을 3 대 2로, 부모 공간과 자녀 공간으로 분리한다. 테라스를 빙 둘러 접이식 유리문을 설치해 이 두 공간을 연결 또는 분리할 수 있다. 두 세대가 동거할 때 이 테라스는 세대 간 프라이버시를 유지해 주며 내부 공간을 풍부하게 해 준다. 노부부만 거주할 때엔 예전 자녀들의 공간을 건강 취미생활, 재택근무 등을 위한 제3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대분리 문(B)을 기준으로 독립세대로 매매하면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때 접이식 유리문은 벽으로 바꾸어 세대를 분리할 수 있고, 현관 공간을 재배치해 두 개의 독립세대 입구를 만들 수 있다.

○움직이는 벽

실내 디자인에서도 우리는 다양한 변화를 통해 생활 맞춤형 공간을 제시할 수 있다.

내부의 원형 식당 공간의 회전하는 벽체(C)는 필요에 따라 거실과 식당, 주방과 식당을 묶을 수 있는 가변형으로, 가족모임 등 넓은 공간이 필요할 경우 간단히 공간을 변형할 수 있다. 방과 방 사이의 회전하는 벽체(D)는 거실과 연결하여 서재나 인터넷존으로 사용해도 되고 침실과 연결해 부부의 사적인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벽 속으로 들어가는 세대분리 문(B)은 단일 세대의 경우, 벽에 넣어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하다 세대 분리 시엔 각 세대의 현관 역할을 하도록 한다. 이처럼 간단한 시스템만으로도 현재 주거 공간에서의 가변성은 실현될 것이다.

○변화무쌍한 실내 공간

내벽이 구조와 연관된 현재 아파트의 공간 변형은 쉽지 않지만 내벽이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철골구조의 아파트는 공간 변형이 가능하다.

중소형(30평형 이하)의 경우, 그림 E처럼 1개의 긴 벽체로 개인 공간과 공동 공간을 자유롭게 나눠 줌으로써 세대 간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 이 벽체는 곡선으로 구성하거나 수납 등 또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좀 더 자유롭게 상상해 보면 현관 수납 등 주거의 기본적인 부분이나 화장실 주방 등 배관과 관련된 벽체는 고정되지만 그 이외의 벽체는 자유로울 수 있다. 공간 변화 시 가장 문제가 되는 실내 가구 및 집기를 칸막이 벽체에 넣어 일체화하고 그 벽체는 상부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면 된다.

그렇게 되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방이나 공간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거실에 많은 공간이 필요할 경우, 서재의 집기들을 벽체와 일체화한 후 그 벽체를 밀면 거실 공간이 확장된다. 같은 면적의 공간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쉽게 줄이고 사용하는 공간을 최대한 늘려 사용자의 체감 공간을 넓힐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아파트 시장은 세계에서도 그 수준을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생활환경 자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 눈요기식 치장에 치우치면서 소비자에게 큰 비용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현실을 직시하고, 삶의 터전을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시킬 수 있는 평면구성의 기본부터 다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장순각 건축가·한양대 교수

:필자 약력:

△한양대 건축과 졸업 △파리 제1대학 대학원 고등연구학위 △파리 빌맹건축학교 고등건축연구학위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 초대작가 △한국실내건축가협회 협회상 및 황금스케일상 수상, 일본 JCD 어워드 은상 수상 △MBC 러브하우스 디자이너 △저서=‘장순각+jay is working’ 등 △설계 및 디자인 작품=대우 주택문화관(서울), KTF SHOW S.I.(Space Identity), 분당 라벨뽀즈 산후조리원(경기), 안성진 성형외과(서울), 클리닉 더 에이치(서울), 김기준 한의원(서울) 등 △현 한양대 실내환경디자인과 교수

※ 본보에 소개된 아파트 설계 아이디어와 이미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필자 명단:

① 서현 (한양대 교수) ② 장윤규 (국민대 교수) ③ 정욱주 (서울대 교수) ④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⑤ 장순각 (한양대 교수) ⑥ 김승회 (서울대 교수) ⑦ 김광수 (이화여대 교수) ⑧ 최욱 (스튜디오 ONE O ONE 대표) ⑨ 신혜원 (lokaldesign 대표) ⑩ 최문규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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