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책과 낙엽진 거리가 떠오르는 시간. 책을 통해 문화와 거리가 만나는 축제가 돌아왔다. ‘제3회 서울 와우북 페스티벌’이 5∼7일 서울 홍익대 일대에서 열린다.

와우북 페스티벌은 1600여 개 출판사가 모인 서울 마포구 창천동 와우산 자락에서 열리는 도서문화축제. 2005년 처음 시작된 이래 지난해까지 연인원 10만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도 신간을 싸게 파는 거리도서전을 비롯해 음악 미술 등과 결합해 문화적 향취가 가득한 볼거리가 많다. 사흘 일정을 따라 페스티벌의 현장을 미리 가봤다.

○5일(금)

오후 4시 서기원 마술사의 ‘한자 교육 마술’을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오른다. 63개 출판사와 40개 문화단체가 참여해 모두 47개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후 7시에는 무협작가인 좌백이 저서 ‘부부 만담, 아내로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놓고 유쾌한 대화를 펼친다.

개막식은 오후 7시 30분. 마포구 구립소년소녀합창단과 비보이 공연 등으로 한껏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간 인근 이리 카페에서는 ‘여장남자 시코쿠’의 황병승 시인과 ‘달려라 아비’의 김애란 작가가 신작 낭독회 시간을 갖는다.

○6일(토)

오전 11시 30분 동화 읽는 어른모임의 ‘엄마가 읽어 주는 동화’가 열린다. 오후 1시 동시 ‘나뭇잎 배’ 공연, 마임 ‘책 읽는 조각상’ 등이, 오후 2시에는 주파수 FM라디오 100.7MHz로 작가와의 만남과 인디밴드 공연을 들을 수 있는 야외 행사가 열린다.

신현림 시인, ‘경성기담’의 작가 전봉관 교수 등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와우북 콜로키움-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는 책 이야기’(오후 2시)에서는 도서평론가와 출판사 대표가 참여해 출판 현장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이날의 백미는 5월 타계한 아동문학가 권정생 작가를 위한 행사. 오후 3시 그림동화 마임을 시작으로 양일간 방송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가 참여하는 낭독회 릴레이가 열린다. 저녁 야외무대에서는 장필순, 럭스, 캐비넷 싱얼롱즈 등이 출연하는 와우북 콘서트 ‘책처럼 노래처럼’이 펼쳐진다.

○7일(일)

작가와의 만남과 공연이 계속된다. 오후 1시부터 문화플래닛 상상마당에서는 오쿠타 히데오의 소설 ‘인 더 풀’과 이사카 고타로의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을 원작으로 한 일본영화도 상영한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많다. 칠보공예로 책갈피를 만들고 동화책 주인공을 점토로 빗는 프로그램, 인형이나 장난감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찍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행사 등이 마련됐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