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날 속터진 ‘지옥철’

  • 입력 2007년 9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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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차 어디로 몰렸을까” ‘서울 차 없는 날’ 행사가 열린 10일 오전 서울 종로 거리에서는 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통제돼 한가한 모습이었다. 차가 줄어 출근시간이 단축된 시민들은 이날 행사를 반긴 반면 일방적인 교통 통제에 불만을 쏟아낸 시민도 적지 않았다. 변영욱 기자
“그 많던 차 어디로 몰렸을까” ‘서울 차 없는 날’ 행사가 열린 10일 오전 서울 종로 거리에서는 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이 통제돼 한가한 모습이었다. 차가 줄어 출근시간이 단축된 시민들은 이날 행사를 반긴 반면 일방적인 교통 통제에 불만을 쏟아낸 시민도 적지 않았다. 변영욱 기자
서울시 사전대책 부족한 채 일방적 교통통제

일부 시민은 “시원해서 좋았다” 적극 찬성도

서울시가 대중교통 이용 장려를 위해 10일 실시한 ‘서울 차 없는 날’ 행사에 대해 서울 시민 사이에서 적극 찬성과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종로(세종로∼흥인지문 2.8km 구간)에서 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을 제한했다. 임시 버스중앙차로 이외의 차도 곳곳에서는 보행자를 위한 각종 행사를 열었다.

오전 한때 흥인지문과 세종로 사거리에 우회 차량이 몰렸지만 전반적으로 평소 월요일에 비해 무난한 교통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출근시간이 단축된 직장인들은 ‘차 없는 날’ 행사를 반겼다.

오전 9시까지 요금을 받지 않도록 한 서울시의 조치로 무료 버스를 타고 광화문 주변 직장에 출근한 회사원 김진희(37) 씨는 “아침부터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기분 좋게 출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철 등 대중교통 수단에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면서 불편이 많았다.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교통통제에 불만을 털어놓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정관영 씨는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에어컨을 켜도 답답해서 혼났고 제 옆에 있던 한 여성은 실신하기도 했다”며 충분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서울시를 비판했다.

평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종로1가 주변 직장까지 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던 강정아(42) 씨는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 월요일 아침부터 지쳤다”며 “통행제한 시간을 조정해 이른 새벽에라도 차를 가져올 수 있도록 했으면 교통이 분산돼 혼란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또 택시 운전사 김모 씨는 “교통통제로 막힌 길을 우회해서 차를 모느라 손님들과 요금 문제로 싸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2007 차 없는 날 서울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서울시내 121개 지점의 총교통량은 44만7421대로 지난주 월요일(3일)의 57만3316대에 비해 22.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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