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6·15 선언·햇볕정책 없었다면 전쟁 났을 거다”

  • 입력 2007년 6월 13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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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과 관련해 “6·15 선언이 없었다면 지금쯤 전쟁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DJ는 최근 SBS가 남북정상회담 7주년을 맞아 마련한 특집 대담(13일 밤 11시15분 방영)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과거 판문점에서 총소리 하나만 나도 모두 겁내서 도망가려 했는데, 이런 나라에 투자가 들어오겠느냐. 그러나 지금은 어떻게 됐느냐”며 이같이 강변했다.

그는 “6.15 선언은 한민족이 통일을 하기 위해 협력을 하자는 것”이라며 6.15 선언이 초래한 긍정적인 변화를 열거했다.

“6.15 선언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남북 양쪽의 민심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남쪽 사람들은 과거 북한 사람을 모두 빨갱이라며 배척했는데 이제는 동족으로서 동정하고 도와줘야겠다는 성숙된 태도를 갖게 됐다. 북한의 변화는 더 엄청나다. 그들은 과거 우리를 미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며 증오했다. 그러던 사람들이 우리가 쌀, 비료, 의약품 주고 하는 걸 보고 우리를 미워하지 않게 됐고, 동족이라고 도와주니 얼마나 고맙냐, 남쪽이 잘사니까 부럽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는 “과거 원수처럼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이웃사촌같이 생각하게 됐다. 이게 얼마나 큰 변화냐”고 강조했다.

DJ는 햇볕정책도 강력 옹호했다.

“햇볕정책이 없었다고 할 때 어떻게 됐겠느냐. 햇볕정책을 반대하면 전쟁을 하잔 말이냐. 아니면 냉전체제로 가자는 것인가. 햇볕정책 덕택으로 국민이 마음 놓고 살고 있다. 긴장도 완화돼 외국 자본이 안심하고 들어오고 있다.”

DJ는 지난달 이뤄진 경의선 철도연결과 열차 시범운행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것(열차 시범 운행)이 개성까지 갔지만 6자회담이 잘되면 머잖아 평양까지 갈 것이다. 평양까지 가면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대륙으로 가서 중앙아시아 거쳐 런던 파리 등 유럽까지 기차로 가게 된다. 그런 시대가 오면 북한도 좋고 우리도 좋고 굉장한 경제발전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한강의 기적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압록강의 기적이라고 할 시대가 결국 오고 만다.”

DJ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는 8·15 이전에 개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8·15 이후가 되면 한나라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범여권에서도 할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 불이 붙어 가는데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은 조금 분위기가 맞지 않는다. 북한에서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정략을 세울 테니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8·15 이전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DJ는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뜻대로 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195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국민이 바라는 것은 양당제도”라며 “대통령 선거도 여야에서 한 명씩 나와서 일대일로 싸우는 것을 국민이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서는 “살신성인적인 일을 했다”며 “대통령 선거에는 안 나가더라도 국민이 정치인 김근태에 대해 재평가하고 성원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DJ는 정치권의 ‘훈수정치’ 비난과 관련해서는 “날 찾아온 사람들은 과거 나와 같이 정당을 오래한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이 중대한 시국에 처해 내 의견을 듣고 싶다고 찾아와서 자기네 의견도 이야기하고 하는 건데 이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냐. 선배가 후배한테 의견을 이야기해준다는 점에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항변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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